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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예능

"출연 거부→서운해할까 봐"…김정태, 주명철·신범식과 극적 재회 ('TV는 사랑을 싣고') [MD리뷰]

시간2020-10-29 06:50:02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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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김정태가 주명철, 신범식과 뜨겁게 재회했다.

2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무명 시절 형제처럼 지냈던 동료 배우 주명철, 신범식을 찾아 나선 김정태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난 2018년 간암 투병 소식을 전해 대중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김정태는 이날 "지금은 완전히 회복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병마를 이겨낸 그는 "생사의 갈림길을 한 번 다녀오니까 세상이 바뀌어있더라. 사실 연기 생활을 하면서 연기가 좋아서 해본 적이 거의 없다. 빚을 갚으려는 수단 정도로만 생각했다. 연기에 대한 열정, 사랑을 잘 몰랐다. 제일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이지만 동료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그립더라. 그래서 이 사람들을 찾고 싶었다"라고 전하며 주명철, 신범식을 찾는 이유를 밝혔다.

촬영 버스에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훑던 김정태는 과거 가사 도우미와 기사 딸린 자가용까지 있을 정도로 유복했었다고 고백했다. 아쉬운 게 없었던 일명 '금수저'였던 그이지만 영화배우로 데뷔할 무렵 갑자기 가세가 기울어 어려운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김정태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천 원이 아까울 정도였다. 17000원으로 일주일을 생활했다"라며 "(무명 시절) 어머니가 카드를 주면서 돈을 뽑으라고 하셨다. 잔액이 3만원이 있었다. 멀리서 어머니가 뒷짐을 지고 나를 보고 서있는데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 형편에 제가 서울로 촬영을 간다니 주신 거다. 나도 서글프고, 엄마도 서글펐다. 그걸 잊을 수가 없다"라고 회상했다.

촬영 당시 묵었던 여관에 찾아간 김정태는 "그때도 오고갈 때가 없어서 하루 더 묵겠다고 했는데 사실 돈이 없었다. 겨울이라 몸도 아팠다. 고단했다. 방을 하루 더 연장해놓고 생각을 해봤다. 도저히 돈을 어떻게 낼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새벽에 그냥 나왔다"라고 추억에 잠기더니 "값도 못 치르고 야반도주했는데 하루 재워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당시 여관 주인에게 영상 편지를 덧붙였다.

영화 '똥개' 촬영 당시에는 배역을 위해 살을 찌웠다가 간에 무리가 오면서 간경화까지 진행됐던 김정태다. 그는 "갑자기 살을 찌우다 보니 간에 무리가 왔다. 몰래 밀양과 부산을 오가면서 치료를 받았다. 말하면 잘릴까 봐 말을 못 했다"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어머니가 '똥개' 무대인사에 오셨는데 너무 많이 우시더라. 제가 어떻게 찍었는지 아시니까"라며 "어머니는 2008년에 돌아가셨다. 저랑 같은 병으로 돌아가셨다. 간경화로. 너무 늦게 발견해서 치료도 제대로 못했다. 그런 거 생각하면 마음이 (안 좋다)"라고 씁쓸함을 전했다.

설상가상 간암까지 판정받았던 김정태는 "간경화 때는 촬영을 했지만 간암 때는 연기를 할 수 없는 상태라 드라마를 하차했다. 종양이 뒤에 있어서 장기를 다 빼야 했고 수술 시간이 두 배가 더 걸렸다"며 "지금은 며칠 전에도 검사를 받았는데 칭찬을 받았을 정도로 좋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신범식과 주명철을 찾아낸 'TV는 사랑을 싣고' 제작진. 하지만 신범식은 "제가 지금 활동을 안 하고 있는데 지금 나타나면 정태도 많이 신경이 쓰일 거다. 저는 좋은 추억으로 남고 싶다"라고 말해 김정태를 놀라게 했다.

주명철 역시 "죄송하지만 방송 출연을 원하지 않는다"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전화 연결에 성공했지만 "지금 다른 일을 하고 있고 작품을 안 한지도 오래 됐다"라는 말을 할 뿐이었다. 겨우 그가 일하는 곳으로 찾아갔음에도 만남을 잇기가 쉽지 않았다. 김정태는 "착잡한 마음이 든다"라고 걱정했다.

김정태는 추억의 사진이 가득한 장소에서 주명철과 신범식의 이름을 힘차게 외쳤다. 걱정과 달리 다행히 두 사람은 예전과 같은 미소로 김정태 앞에 나타났다.

신범식은 "저는 몸도 안 좋아서 진짜 안 나오려고 했다. 좋은 기억만 남겨 놓고 싶었는데 제 몸 상태를 보니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고생했던 당시가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셋이 워낙 호흡이 잘 맞았다"라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주명철은 "작품 안 한지도 오래 돼서 출연을 못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었다"며 "그런데 마음이 되게 걸렸다. 수술하고 몸상태도 궁금했다. 찾는다고 하는데 안 나가면 서운해할 것 같았다. 그래서 두 번째 전화 때 출연하겠다고 말했다"라고 전해 깊은 우정을 엿보게 했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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