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상대보다 우리의 수비가 중요하다. 그리고 유기적인 플레이가 중요하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내내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 유도훈 감독에게 31일 DB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올 시즌 경기력 기복이 적은 이유를 물었더니 위와 같은 답이 돌아왔다. 사실 정규경기는 상대에 대한 준비도 중요하지만, 시즌 전 준비했던 자신들의 플랜을 착실하게 구현하기만 해도 중간 이상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관계자가 많다.
그만큼 전자랜드는 올 시즌 준비가 좋았다. 베테랑 정영삼부터 에이스 김낙현, 이대헌, 전현우 등 젊은 선수들까지 몸 관리가 철저했다. 그리고 수비조직력이 좋다. 이날 전까지 디펜시브레이팅(100번의 수비 기회에서 실점 기대치) 99.4로 리그에서 가장 좋다.
기본적인 스위치디펜스와 스크린에 걸려도 끝까지 따라가는 파이트스루 혹은 슬라이드가 좋다. 여기에 동료 수비수의 순간적인 손질 타이밍이 상당히 좋다. 타이밍과 호흡이 상당히 중요하다. 자신의 공격수를 순간적으로 놔두고 동료 수비수를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전자랜드는 초반부터 수비응집력을 끌어올리면서 손쉽게 흐름을 잡았다. DB는 김종규와 윤호영이 빠지면서 3~5번이 사실상 무너진 상황. 타이릭 존스가 이날 맹활약했으나 존스, 저스틴 녹스 라인업의 위력은 다른 팀들보다 떨어진다.
헨리 심스와 이대헌이 DB의 골밑을 완벽에 가깝게 제어했다. 녹스의 포스트업 과정, 포스트에 볼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몇 차례 동료들의 손질이 있었다. 심스는 포스트업 수비도 수준급이었다. 팔을 뻗어 공 투입 시간을 최대한 지연했다. 그리고 이대헌 등 동료의 도움까지 받았다.
수비를 성공하면 트랜지션이 굉장히 빨랐다. 이대헌은 수비 성공 후 속공에 가담, 좋은 마무리를 몇 차례 보여줬다. 김낙현과 전현우의 3점포도 터졌다. DB가 스크린을 받은 이대헌의 팝아웃을 제어하는 건 무리였다.
에릭 탐슨은 1대1 공격력은 떨어져도 좋은 활동량과 리바운드 가담 능력을 보여줬다. 심스와 이대헌, 탐스와 이대헌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상당히 좋았다. 심스와 탐슨은 무리하지 않고 국내선수들과 연계플레이를 했다. 자연스럽게 확률 높은 득점이 많이 나왔다. 이대헌과 심스의 하이& 공격도 나왔다.
DB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부상자 속출로 악전고투하는 상황. 그러나 존스가 KBL에 상당히 적응하며 분전했다. 전자랜드도 2~3쿼터를 기점으로 실책으로 쉽게 흐름을 장악하지 못했다. 결국 4쿼터 종료 3분34초전 나카무라 타이치의 딥 쓰리로 7점차까지 추격. 타이치는 2분51초전에도 돌파로 파울을 얻어 자유투 2개를 넣었다.
그러자 전자랜드는 이대헌이 움직였다. 2분40초전 결정적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뒤 자유투 2개를 얻어냈다. 이대헌이 1구를 넣고 2구를 놓쳤으나 심스가 공을 걷어냈다. 공을 외곽으로 빼낸 뒤 다시 잡아서 자유투를 얻었다. 심스는 확실히 공 소유시간이 길지 않고 동료를 영리하게 활용한다. 자유투 2개를 넣으면서 8점차. 그리고 1분15초전 회춘한 '032형'의 절묘한 돌파. 39.3초전 결정적 정면 3점포로 끝냈다. 86-78 승리. 그렇게 전자랜드가 또 한번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았다. 자신들이 준비한 플랜과 기본을 충실히 이행한다. 7승1패로 단독선두를 달리는 이유가 있다.
[이대헌(위), 이대헌과 헨리 심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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