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결과적으로 키움 히어로즈의 시즌 막판 감독 교체는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10월 8일에 손혁 감독의 자진사퇴를 발표했다. 73승58패1무로 3위를 달리던 상황, 정규시즌 종료까지 단 12경기만 남겨놓고 현장 지휘권을 교체했다. 구단 최상위 권력자에 의한 강제 교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어떤 구단이든 시즌 도중에 감독을 교체할 수 있다. 그러나 3위를 달리는 감독을 시즌 12경기를 남기고 교체하는 건 상식과 거리가 멀었다. 그렇다면 키움으로선 김창현 감독대행 체제를 통해 임팩트를 보여줘야 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손 전 감독이 떠날 때만 해도 2위 다툼 중이었다. 10월 도중 4연승을 달리며 뒤늦게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큰 폭의 분위기 전환은 없었다. 사실 애당초 불가능했다. 잔여경기가 가장 적게 남아있었다. 분위기를 바꿀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 야구의 본질을 감안할 때, 시즌 막판 감독을 교체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팀이 확 바뀌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김창현 감독대행은 대학까지 야구를 한 퀄리티컨트롤 코치 출신이다. 현장 경험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홍원기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치들과 긴밀히 상의해 시즌을 운용했다. 경기 도중 필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손 전 감독과 운용의 틀은 흡사했다. 이미 시즌 내내 손 전 감독을 보좌해왔다. 지난달 23일 잠실 두산전서 제이크 브리검을 1이닝 만에 내리는 등 파격 행보도 보여줬으나 전반적으로 무난했다.
결과적으로 팀은 수습되지 않았다. 애당초 적은 잔여경기의 한계와 함께 타격 응집력 약화, 불펜 균열이라는 커다란 과제를 단기간에 해결하는 건 불가능했다. 결국 키움은 5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가을야구 첫 경기서 LG에 패배, 시즌을 완전히 종료했다. 빈약한 타선 응집력은 변함 없었다.
이제 키움은 내년을 바라본다. 신임 감독 선임 및 코칭스태프 정비를 시작으로 올 시즌에 드러난 문제점들을 수정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올 시즌에 왜 부상자가 많았는지, 왜 각종 타격 수치가 작년보다 떨어졌는지,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면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등을 해결해야 한다. 누구를 감독으로 선임하든 정상적인 프로세스를 보여줘야 한다. 대부분 사람이 납득할만한 운영이 필요하다. 야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 그렇다.
김 감독대행은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었다.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했고, 오히려 내가 힘을 얻어 코치님들과 함께 이끌어갈 수 있었다. 아쉽게 5위로 끝났지만, 고생했다고 얘기하고 싶다"라고 했다.
[키움 김창현 감독대행(위), 키움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