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오리온 제프 위디는 213cm의 KBL 최장신이다. 오리온은 위디를 잘 활용해야 한다. 장점과 약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오리온 멤버 구성을 봐도 위디를 잘 써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오리온은 10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완벽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2주 자가격리에 시즌 전 컵대회서 발목에 부상했다. 강을준 감독은 "전 선수가 함께 운동한 게 한 번도 없다"라고 했다. 몸 상태를 점점 끌어올리는 단계다. 조금씩 출전시간을 늘린다. 위디는 "몸 상태가 더 올라오면 운동능력, 수비력이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냉정하게 보면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 골밑에서 블록 능력은 탁월하다. 그러나 운동능력이 평범하다. 발이 느리다. 스크린에 걸릴 때 원활한 스위치 혹은 순간적인 외곽의 헷지&리커버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공격에서도 스크린을 걸고 골밑으로 들어가는 스피드가 늦다. 원활한 2대2를 기대하기 어렵다. 1대1 공격력도 떨어진다.
디드릭 로슨이 있다. 내, 외곽을 오가는 스트레치 포워드다. 득점력이 좋고, 패스 센스도 괜찮다. 그러나 파워가 다소 약하다. 힘 있는 빅맨의 1대1를 봉쇄하지 못한다. 때문에 로슨이 뛰면 이승현의 수비 부담이 커진다. 올 시즌 이승현은 경기당 평균 35분49초간 뛴다. 리그 1위다.
이승현의 과부하를 덜어내기 위해서라도 위디의 활용이 필요하다. 그런데 위디를 쓰면 로슨이 있을 때보다 공격이 풀리지 않는 약점이 있다. 딜레마다. 어쨌든 이 부분을 풀어야 올 시즌 오리온의 전망이 밝아진다.
그동안 강 감독은 상대가 득점력이 좋은 빅맨을 내세울 때 주로 위디를 기용했다. 그러나 3일 DB전을 앞두고 "외국선수 운영에 변화를 주겠다"라고 했다. 3점슛, 미드레인지 점퍼가 좋지 않은 선수가 나오면 위디를 쓰고, 득점력이 좋은 선수가 나오면 로슨을 쓰겠다고 했다. 위디의 외곽수비 약점을 메우고, 로슨을 투입할 때 철저히 공격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계산.
위디는 예상을 깨고 외곽슛 능력을 보유한 저스틴 녹스와 매치업 되는 시간이 길었다. 강 감독은 녹스의 외곽슛은 신경 쓰지 않았다. 대신 "수비와 리바운드만 해달라"고 했다. 블록 능력은 확실했다. 그런데 녹스도 내, 외곽을 오가며 32점을 올렸다. 골밑 공격을 완벽히 막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그날 위디는 단 11점을 올렸다. 공수마진에서 손해를 봤다.
사실 위디는 자밀 워니(SK), 타일러 데이비스(KCC), 캐디 라렌(LG) 등 정상급 1옵션 외국선수를 막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은 파워와 페이크로 위디를 상대로 공간을 만들어낸 뒤 골밑 득점을 올렸다. 또한, 상대 팀들은 위디를 외곽으로 끌어내 스피드로 제치거나, 스크린을 걸어 스위치를 유도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위디도 골밑 수비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공격에서 어느 정도 점수를 만들어내야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DB전의 경우 간혹 2대2도 했다. 다만, DB는 윤호영, 김종규가 빠진 상태였다. 확실한 옵션으로 자리매김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오히려 중거리슛은 나쁘지 않다. 수비수가 떨어질 때 던지는 점퍼의 성공률은 괜찮다.
국내선수들이 잘 살려줘야 한다. 허일영은 "림 가까이로 패스를 하는 게 좋다"라고 했다. 가장 간단한 옵션이다. 패스능력보다 공격력이 좋은 이대성보다 하이&로 공격이 가능한 이승현, 패스센스가 괜찮은 한호빈 등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
허일영은 "위디의 공격력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슛은 있는 선수다. 키에 비해 그렇게 느린 것도 아니고, 3점슛도 넣는 것을 보지 않았나. 픽&롤을 할 때 골밑으로 빠질 때 높이를 살려서 패스를 해주면 된다. 위디가 몸이 더 좋아지면 쉽게 득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위디가 뛸 때 오리온이 득실마진을 끌어올려야 이승현의 과부하를 방지하고 출전시간도 조절할 수 있다. 로슨의 수비 약점까지 메울 수 있다. 강 감독은 "위디는 점점 좋아질 것이다. 발목은 많이 좋아졌는데 체력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 경기를 하면서 손발을 맞추다 보니 엇박자가 많이 난다. 시즌을 치르기 전에 답이 나와야 했는데 치르면서 답을 찾아야 하니까 혼란스러운 부분은 있다"라고 했다.
[위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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