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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김혜수(50)가 연기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김혜수는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 홍보차 라운드 인터뷰를 개최해 여러 이야기를 고백했다.
데뷔 35년차를 맞이한 김혜수는 탄탄한 필모그래피부터 깊은 포용력 등으로 많은 후배들의 롤모델로 꼽히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다. 하지만 그는 "솔직히 피폐해져가는 걸 느끼기도 한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일하면서 보냈는데 과연 언제까지 이걸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은 있다. 저는 제가 좋은데 연기를 할 때는 제가 싫다. 무언가를 해내야하는 동시에 한계와 직면해야 한다. 그래서 현장이 괴로운 것 같다. 제일 가고 싶지 않은 두려운 공간이다. 항상 한 작품 끝나고 나면 '은퇴해버리자'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관성처럼 연기를 다시 한다. 한 번은 우연히 TV로 '밀양'을 보게 됐다. TV로 보니 다르더라. 거기에 나오는 배우들이 위대하게 느껴지면서 '연기는 저런 분들이 해야지. 수고했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밖에 나가서 찬바람을 맞았다. 그 전까지는 사실 '왜 나는 이것밖에 못하지?'라는 마음에 괴로웠다. 그런데 마음이 싹 정리가 되더라. 저렇게 훌륭한 배우들이 있다는 것이 눈물이 나더라. 슬퍼서가 아니라 심플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몇 개월 있다가 '국가 부도의 날'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피가 거꾸로 돌더라"라며 "'밀양'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은 처음 느끼는 것이었고,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확실히 느꼈으니까 그걸 자연스럽게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치사하게 몇 개월 사이에 '그래. 이것까지만 하고 유예 기간을 가져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었고 그러다 '내가 죽던 날'을 만났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한편,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김혜수),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 순천댁(이정은)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작품. 김혜수는 극중 남편의 바람, 사고 등 여러 일들로 벼랑 끝으로 내몰려있다가 세진의 흔적을 추적하며 자신과 닮은 모습을 발견, 내면의 큰 변화를 맞이하는 형사 현수를 연기했다. 오는 12일 개봉.
[사진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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