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베테랑들에겐 더 추운 가을이다.
KBO리그는 포스트시즌을 진행하고 있다. 그와 별개로 시즌을 마친 하위권 구단들 중심으로 선수단 대폭 물갈이에 나섰다. 9위 SK 와이번스와 최하위 한화 이글스는 최근 각각 11명의 선수를 정리했다.
SK와 한화에서 방출된 선수 명단에는 야구 팬들에게 익숙한 베테랑이 대거 포함됐다. 채태인, 윤석민, 박희수, 이용규, 최진행, 송광민, 윤규진, 안영명 등이 대표적이다. KIA 타이거즈도 김주찬을 내보냈다.
SK와 한화는 많은 선수를 내보내면서 코치들도 대거 정리했다. 심지어 한화는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송진우, 장종훈 코치까지 내보냈다. 사장과 감독이 공석인 상황. 대규모 인적 쇄신을 통해 만년 하위권서 벗어나겠다는 정민철 단장의 의지가 담겼다.
최근 1~2년을 거치면서 수도권 중심으로 좋은 유망주가 많이 나왔다. 이들이 하나, 둘 1군에서 자리잡으면서 자연스럽게 베테랑들이 밀려나는 모양새다. 물론 실력 있는 베테랑들은 인정 받지만, 애매한 입지의 베테랑들은 거의 설 곳을 잃는 실정이다.
2020~2021년 오프시즌 칼바람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코로나19로 구단들의 재정이 악화하면서 전성기가 지난 베테랑, 오랫동안 2군에서 정체된 선수들 위주로 대규모 정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구단들로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당연하다.
어떻게 보면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 시즌 막판 은퇴투어를 가진 박용택이나 시즌 막판 은퇴를 발표한 김태균, 최종전서 선발 등판해 한 타자를 상대한 윤희상은 아름답게 떠났다고 봐야 한다. SK, 한화에서 짐을 싼 대다수 베테랑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기회조차 잃을 수 있다. 대부분 구단이 베테랑보다 젊은 선수를 선호한다.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상위권 구단들도 선수단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상위권 구단들 역시 굵직한 베테랑들을 내보낼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올 겨울에는 FA 시장보다 방출선수명단이 더 화려할지도 모른다.
물론 변수는 있다. SK(김원형 감독), 한화, 키움, LG는 새로운 사령탑 체제로 2021시즌을 맞이한다. 새로운 사령탑의 의중에 따라 방출된 일부 베테랑들이 극적으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 대부분 선수는 쉽게 은퇴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한편으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선수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게 냉정한 현실이다.
[이용규(위), 채태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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