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지난해 17승 투수 이영하가 이번 가을 두산 베어스의 ‘대체 불가’ 클로저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의 야구는 마무리 이영하를 보는 재미가 있다. 지난해 17승을 거두며 토종 에이스로 도약한 그가 클로저로 변신해 뒷문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9회 승리의 순간 이영하와 포수 박세혁의 하이파이브는 두산 팬들에게 제법 익숙한 장면이 돼버렸다.
토종 에이스 타이틀을 거머쥔 이영하는 올해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다. 지난해 17승과 함께 국가대표까지 뽑히며 기대가 한껏 높아진 상황이었지만 선발로 19경기에 나서 3승 8패 평균자책점 5.52로 크게 흔들렸다. 퀄리티스타트가 7차례에 불과했고, 10승은 기본적으로 거둘 것이란 예측도 빗나갔다.
이영하는 결국 8월 말 김태형 감독에게 보직 변경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면 능률도 오르고 부진도 끝날 것이란 생각이었다. 마무리는 이영하가 예전부터 동경해왔던 보직이다. 결국 김 감독이 이를 허락, 이영하는 기존 마무리 함덕주를 밀어내고 두산의 새 클로저가 됐다. 그리고 23경기 2승 3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1.04의 호투로 정착에 성공했다.
선발 경험이 풍부한 마무리 이영하는 이번 가을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마무리는 9회 등판해야 한다는 틀을 깨고 멀티이닝을 책임지는 것은 물론, 체력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이영하 특유의 두둑한 배짱도 마무리 보직에 잘 어울린다. 이영하의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 성적은 4⅔이닝 무실점. 전날 비록 8회 유한준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고 플렉센의 승계주자 2명을 홈에 입장시켰지만, 다시 9회에 올라 무사 1루 위기를 극복하고 짜릿한 한 점차 승부를 완성 지었다.
5년 전 두산의 마무리였던 이현승의 포스트시즌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현승은 2015년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9경기에 출전해 13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당시 올해와 마찬가지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출발해 우승을 차지했다. 김태형 감독은 “단기전은 마무리 개념이 없다. 2015년에도 이현승이 혼자서 막았던 기억이 난다”고 이영하에게도 같은 역할을 기대했다. 이번에도 우승의 열쇠를 이영하가 쥐고 있을지 모른다.
정규시즌 막판 순위싸움과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를 통해 자신감도 충만한 상태다. 이제는 마무리라는 옷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다. 이영하는 “우리는 타격이 부각되는 팀이지만 불펜도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다. 솔로홈런 하나로 1점만 리드해주면 막을 수 있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영하.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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