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포스트시즌 호투로 김민규(21, 두산)의 위상이 달라졌다. 역시 야구선수는 야구를 잘하고 볼 일이다.
김민규는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NC와의 5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4차전에서 깜짝 호투를 펼친 소감을 밝혔다.
김민규는 이번 가을 두산이 찾은 새로운 보물이다. 플레이오프 4차전서 ⅓이닝 만에 내려간 선발 유희관을 대신해 4⅔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한국시리즈 2차전에선 9회 마무리 이영하가 자초한 위기를 수습하며 천금 세이브를 따냈다. 이에 힘입어 4차전 선발로 낙점, 5⅓이닝 1실점으로 역시 제 몫을 해냈다.
김민규는 “첫 선발 등판인데 떨지 않고 던지고 싶은 곳에 잘 던졌다. 후회는 없다. 마무리로 나왔을 때 긴장을 너무 많이 한 게 좋은 경험이었다”며 “다만 팀이 패해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1년 후배인 상대 선발 송명기의 호투도 자극이 됐다. 김민규는 “고교시절 가끔 던지는 걸 봤는데 잘하는 선수였다”며 “똑같이 어린투수라 좀 더 잘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4차전에서 6회를 온전히 책임지고 싶은 욕심은 없었을까. 김민규는 “5회 끝나고 정재훈 코치님이 힘이 떨어졌냐고 하셨고, 6회 마운드에 오셔서도 괜찮겠냐고 확인하셨다. (박)세혁이 형이 공이 조금씩 날리고 있다고 했고, 나도 힘이 빠진 느낌이었다”며 “후속타자가 나성범이라 힘 있는 투수가 나오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해서 내려갔다”고 전했다.
이번 가을 호투의 비결로는 익숙함을 꼽았다. 김민규는 “이전에는 경기 운영법도 몰랐고 마운드에서 내 공을 못 던졌다. 야수 형들도 어색했다”며 “올해는 경기에 많이 나서면서 어색하지 않게 됐다. 이제 같은 팀 같아서 긴장이 덜 된다”고 밝혔다.
야구를 잘하니 주위 연락도 잦아졌다. 2019년까지 1군 출전이 2경기뿐이었던 선수가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서 연일 호투를 펼치니 그럴 만도 하다.
김민규는 “다들 놀라한다. 원래 이 정도까지 하는 선수가 아닌데…”라고 웃으며 “TV, 기사에 계속 내가 나오니까 놀라서 연락이 온다. 솔직히 나도 안 믿긴다. 자신감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미출장 선수로 분류됐지만 향후 6, 7차전에는 다시 마운드에 올라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 김민규는 “오늘 캐치볼을 했는데 생각보다 어깨가 많이 안 뭉쳤다”며 “6, 7차전도 던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민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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