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두산이 가을 에이스를 내고도 3승 고지를 내주는 치명상을 입었다. 순리가 아닌 변칙을 택했기에 더욱 상처가 뼈아프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선발투수로 라울 알칸타라가 아닌 크리스 플렉센을 예고했다.
변칙이었다. 당초 순번대로라면 1차전 선발이었던 알칸타라가 닷새 휴식 후 나서는 게 맞지만, 4일 휴식한 2차전 선발 플렉센을 당겨쓰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번 가을 알칸타라보다 플렉센이 더욱 위력투를 뽐냈기 때문. 준플레이오프 2차전, 한국시리즈 1차전 등에서 흔들린 알칸타라와 달리 플렉센은 4경기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21의 압도적 투구를 뽐내며 가을 에이스로 거듭났다.
이날 플렉센을 낸다는 건 5차전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였다. 2승 2패에서 3승 고지에 먼저 오른 팀의 우승 확률은 81.8%(11차례 중 9차례)에 달했던 상황. 만일 이날 알칸타라가 나와 패했다면 6차전 벼랑 끝에서 플렉센이라는 가을 에이스에게 희망을 걸어볼 수 있었겠지만 내일은 생각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플렉센 카드로 이날 반드시 승리를 챙겨야 했다.
예상대로 초반 플렉센과 NC 선발 구창모의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됐다. 오히려 두산이 3회까지 매 이닝 찬스를 만들며 구창모를 압박했다. 반면 플렉센은 4회 2아웃까지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의 압도적 투구를 뽐냈다. 그러나 두산이 점수를 내야할 때 내지 못했고, 위기 뒤에는 찬스라는 말이 있듯이 보이지 않는 흐름이 NC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천하의 플렉센도 흐름을 역행할 순 없었다. 5회 선두 노진혁의 볼넷과 박석민의 진루타로 처한 득점권에서 애런 알테어에게 선제 적시타를 허용한 뒤 6회 나성범의 안타에 이어 양의지에게 쐐기 투런포를 헌납했다.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지만 타선 지원 부족에 웃을 수 없었다. 이후 최원준-홍건희-이현승으로 이어진 구원진이 7회 추가 2실점하며 완전히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두산은 결국 이날 NC에 0-5 완패를 당하며 1패면 가을이 종료되는 벼랑 끝에 몰렸다. 이제 최대 남은 2경기를 가을 에이스 없이 치러야하는 두산이다. 6차전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어깨가 정말 무겁다. 순리가 아닌 변칙 전략이 빗나간 결과다.
[크리스 플렉센.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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