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Zhane의 'This song is for you'. 평범한 날, 평범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이에요."
본명은 '정수정(鄭秀晶)'이면서, '크리스탈 수 정(Chrystal Soo Jung)'이기도 하다. 'This song is for you'. 요즘 가장 즐겨 듣는 노래가 무엇인지 묻자 알려준 곡이다. 1994년 태어나 열여섯의 나이에 f(x)의 크리스탈이 되었던 소녀가 이젠 스물일곱의 배우 정수정이 되어, 평범한 날을 연기하고 특별한 기억을 노래한다. 이 인터뷰는 정수정이자 크리스탈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특별함이 있던'
데뷔 11년 만에 새 소속사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로 옮겨 이제 막 새로운 갈림길을 지나친 크리스탈이다. 올해 선보인 영화 '애비규환'과 드라마 '써치'는 크리스탈이 어떤 길로 나아가고 있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던 작품이다. 단순히 예쁘게만 보이는 캐릭터는 크리스탈이 연기를 하는 이유가 아닌 것이다.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것,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작품에 마음이 끌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배우가 되어야지' 하는 목표를 세우고 플랜을 정해 실행하기보다는 주어진 상황이나 현재에 충실하는 편이라서 조금 다양한 장르나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아직 해보지 않은 장르와 캐릭터들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면서 연기하고 싶어요."
3년 전 찍었던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연기에 대한 크리스탈의 마음을 흔들었다. 베테랑 배우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게 각별한 경험이었고, 그들과 함께 주고받는 연기는 당시 데뷔 9년차였던 크리스탈에게도 신선한 희열이었다. 어쩌면 그 즈음 크리스탈을 만났던 이들이 '수정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더라'고 입을 모았던 것도 같은 이유였을지 모른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특별함이 있는 현장이라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연기의 재미를 느끼게 되었고, 현장이 즐거웠고, 배우, 스태프들이 만드는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에너지를 얻었어요. 출연진 대부분이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내공을 쌓은 연기 고수들인데, 촬영장에서나 밖에서도 모이기만 하면 진지하면서도 자유롭게 연기 이야기를 나누시니 저도 연기를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현장에 제가 함께 있다는 것이 좋았고, 기회가 된다면 또 같이 작품에서 만나고 싶어요."
크리스탈이 깨달은 연기의 즐거움도 "다른 사람으로 살아볼 수 있는 것"이었다. "작품에 들어가면 보통 5~6개월 정도, 긴 시간 동안 캐릭터와 작품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면서도 "뭔가 마음 속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점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점이 연기의 매력"이라고 했다. 그래서 크리스탈이자 정수정이 '써치'의 손예림이자 '애비규환'의 김토일이었다.
"작품 속에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한 인물로 살아야 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 다양한 직업과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그 사람으로 살아볼 수 있는 점이 재미있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나의 일부'
다만, 크리스탈을 차지하는 중요한 정체성은 지금도 확고하고 분명하다. f(x) 멤버 크리스탈. '라차타'로 시작해 '피노키오', 'Hot Summer', 'Electric Shock', '첫 사랑니', 'Red Light', '4 Walls'까지. 크리스탈이 f(x) 멤버들과 들려준 특별한 순간의 노래들은 여전히 팬덤 '미유'의 가슴 속과 크리스탈의 마음 안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여전히 저에게 f(x)는 f(x)이고, 미유는 미유예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나의 일부이고, 소중하고, 애정 많은 존재."
크리스탈은 최근 감명 깊었던 영화를 묻자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2015년작 '와일드'를 꼽았다.
"주인공이 멕시코 국경부터 미국 서부 해안을 따라 캐나다 국경까지 4000km 이상을 트레킹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과 지난날의 회상이 담겨있는데요. 영화를 보고 있다 보면 같이 걷는 느낌도 들고 '나도 한번 저 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제 자신도 돌아보게 되고요."
어린 나이에 발을 내디딘 연예계에서 11년간 걸어오며 환희의 찰나를 마주하기도 하고, 거친 역경에 넘어져 울기도 했던 크리스탈이다.
우리가 그 길의 목격자이기에, 크리스탈이자 정수정인 이 주인공이 앞으로 걸어갈 새로운 길도 우린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11년 중 한번쯤 돌아가서 다시 겪어보고 싶은 특별한 순간이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이다.
"사실 매 순간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데뷔 후 7년 만인 2016년 한국에서 열린 f(x) 첫 단독 콘서트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f(x) 멤버들도 팬 분들도 너무나 원하던 시간이었어요. 콘서트를 하면서 저희가 단독 콘서트에 목말라 했던 것만큼 팬 분들도 저희와 한 마음으로 원했던 시간이라는 것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그 순간이 특별하게 기억에 남아요. 다시 느껴보고 싶어요."
[사진 =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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