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US여자오픈에서 신데렐라가 된 김아림(SBI저축은행)의 감격의 첫 우승 소감을 전했다.
김아림은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 사이프러스 크릭 코스(파71·6731야드)에서 마무리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제75회 US여자오픈서 최종합계 3언더파 67타를 치며 공동 2위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대표 장타자인 김아림은 세계랭킹 70위 자격으로 US여자오픈 출전권을 따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 예선을 치르지 못하는 가운데 출전 기준이 종전 세계랭킹 50위에서 75위로 확대된 덕을 봤다.
김아림은 US여자오픈 첫 출전에서 우승한 역대 5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앞서 패티 버그(1946년), 캐시 코닐리어스(1956년), 김주연(2005년), 전인지(2015년) 등 4명이 첫 출전에서 깜짝 우승을 해낸 바 있다.
한국 선수로는 통산 11번째 우승자다.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2013년),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 최나연(2012년), 전인지(2015년), 박성현(2017년), 이정은6(2019년)의 뒤를 이었다.
다음은 현지 공식 인터뷰를 진행한 김아림과의 일문일답이다.
-지금 기분은.
“정말 영광스럽고 내가 우승했다는 게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그 동안 내가 우승했던 분위기와 다르고,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환경에서 우승을 하는 게 처음이라 많이 어색하다.”
-우승 소감을 듣고 싶다.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 내가 잘했기보다는 잘 돼서 우승했다. 날 끝까지 믿어주시는 SBI저축은행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드리고 그밖에 서브 스폰서 보이스캐디, 팬텀, 미즈노, 타이틀리스트, 루디선글라스에 감사드린다. 머리가 하얘서 어떻게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이 시국에 경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오늘 내 플레이가 어쩌면 누군가에겐 희망이 됐으면, 좋은 에너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은 도움을 주신 자원봉사자분들도 감사하다. 또 함께해주신 부모님께도 감사드린다. 시즌 중반부터 샷이 안 되고 어려울 때 같이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돼주신 최차호 트레이닝 선생님과 김기환 프로님께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마지막 3개 홀 연속 버디는 어떤 상황이었나.
“16번홀은 5번 아이언으로 맞바람에 182야드를 쳤는데 3야드 정도 지나간 것을 버디로 넣었고, 17번홀은 티샷을 유틸리티로 쳤다. 두 번째 샷은 8번 아이언으로 붙여서 버디를 쳤다. 18번홀은 3번 우드로 티샷하고 48도 웨지로 쳐서 버디 세이브했다.”
-환경이 다르다고 했는데 한국과의 차이를 설명해 달라.
“버뮤다 잔디는 한국에서 생소하다. 이 곳의 버뮤다도 다른 종자의 버뮤다로 느껴졌다. 아이언을 칠 때 바닥에 프레셔가 오는 잔디는 처음이었다. 좀 더 정교하게 칠 수 있는 잔디였다. 여기서 연습하면 참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프를 언제부터 시작했고 롤모델은.
“어릴 때부터 아니카 소렌스탐 선수를 너무 좋아했다. 골프는 아버지와 함께 놀기 위해 시작했다. 그리고 점차 선수를 꿈꾸게 됐다. 좋아하는 걸 좀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면서 프로에 입문했다.”
-1998년 박세리의 US오픈 우승 기억이 나는가.
“난 박세리 프로님이 우승하고 한참 후에 골프를 시작했다. 당시 프로님은 아직 LPGA에서 뛰고 계셨다. 프로님을 역사처럼, 교과서처럼 보고 자랐다.”
-경기하면서 리더보드를 계속 봤나.
“보고 있었다. 선두와의 격차도 알고 있어 더 적극적으로 쳤다.”
-대회 시작할 때 어떤 마음이었나.
“사실 첫날까지도 코스 적응이 잘 안 됐다. 어떻게 하면 페어웨이에서 더 좋은 컨택을 만들 수 있을지, 또 어떻게 페어웨이를 지킬 수 있을지, 그린 주위 어프로치를 어떻게 하면 더 정교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뛰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감이 조금씩 왔고 그린 주변 어프로치도 두렵지 않게 되니 샷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좋은 흐름을 탔다.”
-우승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았나. 미국에는 처음 온 것인가.
“축하 메시지보다는 경기를 잘 봤고, 훌륭했고, 너무 멋졌다는 메시지가 많았다. 당시는 우승이 확정되지 않아 축하보다 격려가 더 많았다. 미국은 4년 전에 팜스프링 전지훈련으로 왔었다.”
-경기 내내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그 동안 꾸준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연습했다. 내가 걸리는 건 무섭지 않는데 내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연습했다.”
-한국은 새벽이었을 텐데 가족들이 경기를 봤나.
“계속 보셨다. 원래 늦게 주무시는 것도 있다. 어머니는 이 곳에 같이 오셨다.”
-우승하면서 LPGA투어 시드를 받게 됐다. 내년부터 참가 의사가 있나.
“충분히 생각해봐야 한다.”
-가족과 어떻게 오늘을 축하할 생각인가.
“한국에 가서 맛있는 걸 먹으러 갈 것이다. 가족들과 오늘, 그리고 미국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서 기쁨을 나눌 것이다.”
[김아림. 사진 = AFPBBNEWS]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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