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이제 보니 LG 리드오프 홍창기(27)에게 '4할'은 운명과도 같다.
올해 LG의 1번타자로 자리매김한 홍창기는 사실 이전부터 기대주로 꼽혔던 선수다. 경찰청 복무 중이던 2017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401 13홈런 82타점을 기록하며 범상치 않은 타격 솜씨를 뽐낸 것이다. 아무리 퓨처스리그 기록이라고는 해도 4할 타율을 남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안타 109개로 남긴 기록이니 표본이 적다고 할 수 없었다.
홍창기는 '퓨처스 4할타자'라는 타이틀과 함께 LG로 돌아왔지만 김현수, 채은성, 이형종, 이천웅 등 쟁쟁한 외야진에 들어갈 틈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올해 기회가 왔다. 연습경기부터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은 홍창기는 이형종과 이천웅 등 부상으로 외야진이 'SOS'를 보내자 즉각 그 공백을 메우며 일약 LG의 리드오프로 자리를 잡았다.
홍창기가 LG의 새로운 1번타자로 자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특급 선구안'에 있다. 2군에서 4할대 타율을 쳤던 그는 1군에서 4할대 출루율을 작성하며 4할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올해 타율이 .279로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출루율은 무려 .411에 달했다. 볼넷만 83개를 골라 리그 전체 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홍창기의 선구안은 타고난 것일까. 홍창기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 지금의 선구안을 만들었다. "타격 연습 때 볼이 되는 공을 쳐보면서 나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만든다. 경기에서는 나만의 존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공은 기다리는 편이다. 또 공의 회전수가 다르게 느껴지면 떨어지는 유인구라 생각하고 배트를 휘두르지 않으려 한다. 물론 속는 것도 많지만 최대한 유인구를 참아보려고 한다"
LG는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홍창기는 가을야구에서도 1번타자로 공격 선봉에 섰다.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안우진의 강속구 공세에도 천금 같은 밀어내기 볼넷을 고르기도 했다.
"나의 첫 가을야구에서 팀의 1번타자로 나오면서 어떻게든 출루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는 홍창기는 "아쉬운 점은 상황에 따라서는 적극적으로 쳐야 할 때가 있는데 그 대처를 잘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난 가을야구를 돌아봤다.
홍창기의 말처럼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배팅까지 이뤄진다면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리드오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홍창기는 "잘 준비해서 내년에도 계속 1번타자로 나가고 싶다. 출루는 계속 잘 유지하고 싶고 타율은 조금 더 올리고 싶다. 무엇보다도 부상없이 한 시즌을 잘해서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창기가 내년에도 '미스터 4할'의 면모를 이어갈지 기대를 모은다.
[홍창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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