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드라마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MBC 월화드라마 '카이로스'(극본 이수현 연출 박승우)가 '타임 크로싱'이라는 장르의 새 지평을 열며 짙은 여운을 남겼다.
'카이로스'가 22일 밤 방송된 16회를 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최종회에서 김서진(신성록)과 한애리(이세영)는 짜릿한 마지막 공조로 19년 전 태정타운 붕괴사고의 진실을 밝히고 마침내 유서일(신구)의 자백을 받아내는 데 성공, 돌고 돌아 제 자리를 찾았다. 방송 말미에는 김서진 가족과 함께 캠핑을 떠난 한애리가 "지난 몇 달 동안 10시 33분, 그 1분만 기다리며 살았다. 이젠 모든 시간을 충실하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라고 별에게 소원을 비는 모습이 그려져 꽉 닫힌 사이다 엔딩을 선사했다.
'카이로스'는 어린 딸이 유괴당해 절망에 빠진 한 달 뒤의 남자 김서진과 실종된 엄마를 찾아야 하는 한 달 전의 여자 한애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가로질러 고군분투하는 스릴러 드라마다. 각각 미래와 과거에 존재하는 신성록과 이세영이 밤 10시 33분에 단 1분 연결되는 '타임 크로싱' 규칙을 알고 힘을 합쳐 거듭되는 반전을 이끌어갔다.
평균 3%대의 저조한 시청률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지만, 매회 숨막히는 전개로 마니아층의 마음을 흔들었다. 제작발표회를 통해 "고구마는 없다"고 예고했던 것처럼 촘촘하면서도 빠르게 전진하는 서사가 주효했던 것. 특히 극 중 신성록과 이세영은 유중건설과 얽히고설킨 운명을 하나씩 풀어나가며 동조자로, 때론 대척점에 위치하며 시청자를 열광하게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과거가 바뀌면서 현재가 산산조각나 흩어지는 '타임 크로싱' 효과와 태정타운 붕괴 사고 현장을 세밀하고 실감나게 그려낸 컴퓨터그래픽(CG)도 몰입도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안방극장을 순식간에 매료시켰다.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까다로운 캐릭터를 맞춤옷처럼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잡은 신성록, 온몸을 던지는 열연으로 흡인력을 발휘한 이세영 등 주역은 물론, 소름끼치는 호연을 통해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 황정민, 조동인까지 주조연 가릴 것 없는 연기 열전으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사진 = MBC 제공-MBC 방송 화면]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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