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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작곡가 이호섭이 우여곡절 인생사를 공개했다.
23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 코너 ‘도전! 꿈의 무대’는 이용식, 황기순, 김학래, 김혜영, 이호섭이 출연한 ‘아침마당’ 가족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이호섭은 “언뜻 보면 제가 부잣집에서 곱게 자라서 꽃길만 걷고 살았을 것 같지만 저도 한때는 세상을 비관하면서 강물에 뛰어들었을 만큼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는 경상남도 마산시 남성동 남성여관에서 집 없는 아이로 태어나서 경상남도 의령군에서 자랐다. 부모님은 집도 없이 여관에 작은 방 하나를 얻어서 사셨다. 저는 젖을 떼자마자 큰집에 양자로 입적돼 큰어머니 품에서 자랐다. 22살 꽃다운 나이에 남편을 잃은 큰어머님을 어머니라 부르면서 자랐다. 큰어머님은 ‘호섭아 너는 커서 판사 해라’ 하셨지만 오로지 꿈은 가수였다. 판사가 되기는커녕 용돈만 생기면 레코드판을 사왔다. 큰어머님이 채소 장사, 떡 장사, 풀빵 장사를 해서 어렵게 학비를 주셨는데 하라는 공부는커녕 학교도 결석하니 드디어 생부가 찾아와 저를 모질게 때리기 시작했다. 피가 흐르는데도 아프지 않았다. 사실 제가 너무 잘못했다. 그래서 ‘아버지 저는 죽어야 합니다. 더 때려달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큰어머님 소원대로 판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산으로 들어가서 공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진 것은 빚밖에 없었던 가난한 살림, 매일 아침 빚쟁이의 고함 소리에서 벗어나는 길은 판사가 되는 길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 저는 죽기 살기로 공부해서 사법고시에 응시했다. 그런데 6.25전쟁 전후해 큰아버지께서 좌익 경력이 있다는 누명을 쓰고 돌아가셔서 저는 공무원이나 판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저는 크게 좌절했고, 태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마산 광여천 다리 난간에 올라서 강물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기적같이 살아났다. 그때 결심했다. ‘그래 죽을 수 있는 이 용기를 가지고 세상을 살자. 그렇다면 내가 해내지 못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 저는 그 길로 저의 꿈인 음악을 하기 위해서 서울로 와서 열심히 작품을 썼다. 그 끝에 문희옥의 ‘사투리 디스크’가 대박이 났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쓴 ‘짝사랑’, ‘사랑의 불시착’, ‘다함께 차차차’의 한 소절을 부른 이호섭은 “이런 노래들이 계속해서 히트를 하는 행운으로 마침내 음악인으로 우뚝 섰다. 큰어머님과 어머님 두 분의 사랑과 제 노래를 사랑해주신 여러분 덕분에 저는 아직도 날개를 접지 않는 꿈 꾸는 새로 살고 있다”며 “2021년에도 행복과 희망을 드리는 노래 많이 만들어 여러분께 들려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 KBS 1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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