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세밀한 야구에 초점을 맞추겠다."
2019년 KBO리그는 공인구 반발계수가 낮아진 첫 시즌이었다. 타자들의 각종 수치가 대체로 하락했다. 그러나 타자들은 2020년에 반격했다. 지난해 KBO리그 타자들의 각종 수치는 2019년보다 대체로 향상됐다.
키움 타자들의 지표는 역행했다. 2019년보다 2020년이 좋지 않았다. 타율 0.282(1위)→ 0.269(7위), 장타율 0.414(2위)→0.408(6위), OPS 0.768(1위)→0.763(5위). 사실 장타율과 OPS는 큰 차이가 없지만 순위는 많이 내려갔다. 심지어 홈런은 112개서 127개로 늘었지만, 순위는 4위서 8위로 내려갔다. 그만큼 다른 팀들의 타격이 2019년보다 2020년에 좋아졌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키움 타선의 생산력 약화는 박병호의 부진과 외국인타자 테일러 모터, 에디슨 러셀의 실패가 결정적이었다. 박병호의 애버리지를 감안할 때, 올 시즌에는 작년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아직 계약하지 못한 외국인타자 역시 확률상 모터와 러셀보다 잘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이탈이라는 결정적 악재가 있다. 키움으로선 박병호와 외국인타자의 성공이 변수가 아닌 상수가 돼야 한다. 결국 국내 타자들 중에서 누군가 타격 능력, 특히 장타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빅볼을 추구하는 현대야구에서 장타는 점점 가치가 올라간다.
홍원기 감독은 현실론을 피력했다. 최근 취재진과의 비대면 인터뷰서 "시원한 야구, 장타를 원하는 팬이 많은 걸 안다. 주장 박병호가 많이 도와줄 것이다"라고 했다. 또한, "외국인타자는 무조건 장타, 클러치능력에 중점을 두고 선택해달라고 단장님에게 부탁했다"라고 했다.
하루 아침에 모든 타자가 장타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없다. 김하성의 장타력과 클러치능력을 갖춘 내야수 역시 하루아침에 발굴할 수 없다. '대체자 1순위' 김혜성은 좋은 멀티 내야수다. 그러나 장타력이 아닌 기동력과 정확한 타격에 초점을 맞추고 성장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홍 감독은 장타를 쳐줄 수 있는 타자들에게 장타를 기대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세밀한 야구로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시즌 키움은 팀 도루 2위(113개)를 기록했다. 성공률도 80.7%로 1위. 희생플라이도 52개로 3위였다. 단, 승부처에 번트 작전에 실패한 케이스도 적지 않았다. 실책은 112개로 리그 최다였다.
홍 감독은 "장타도 중요하지만, 세밀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겠다. 그리고 지금 꾸려진 선수단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개개인의 장, 단점이 있고 그에 따라 장타력이 있는 타자, 정교함이 좋은 타자를 발굴해야 한다. 수비에선 한 베이스 덜 가는 플레이를 강조하고 싶다"라고 했다.
결국 홍 감독은 히트&런이나 각종 번트 작전, 건실한 수비 등 공수의 디테일을 더 끌어올려 장타력 보강에 대한 리스크를 극복할 계획이다. 실제 알바로 에스피뇨자 단장특별보좌를 올해 1군 수비코치로 기용하기로 했다.
공수의 디테일을 추구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가치는 희생이다. 홍 감독은 "야구를 하면서 희생이라는 단어를 많이 쓴 것 같다.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할 것이다. 야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여러 선수가 함께 하는 스포츠다. 희생은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가슴에 새겨야 한다"라고 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과 김창현 수석코치, 주장 박병호. 사진 =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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