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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던 케이블채널 tvN '벌거벗은 세계사'가 또 다시 전문가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벌거벗은 세계사'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항석 교수 강연으로 네 번째 주제 '페스트'를 다뤘다.
이날 방송은 기존 고정 강연자였던 설민석이 역사 왜곡 논란 등으로 하차하면서, 5주간의 재정비 시간을 가진 뒤 처음 전파를 탄 방송 분이었다.
해당 방송과 관련해 박흥식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SNS에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에서 흑사병을 다룬다기에 어제 부분적으로 보고, 오늘 아침 재방을 다시 봤다"며 "흑사병을 10년 넘게 공부하였고, 중세 말기 유럽을 전공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건 정말 아니다 싶다"고 혹평했다.
박 교수는 "중세 사회에 대한 이해도 거의 없고 당시 사료도 해석할 줄 모르는 한 의사가 청취자들에게 왜곡된 인식만 키웠다"며 "내용도 구성도 꽝이었다. 흑사병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목표였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카파 공성전에 대한 자료는 현장에 있던 사람이 기록한 것이 아니고 신뢰할 수도 없는데 마치 역사적 사실인양 해석해 나쁜 것은 다 아시아에서 왔다는 잘못된 인식을 고착시켰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해당 방송 자문에 참여한 사실도 밝히며 "구체적으로 지적하려 들면 끝도 없을 듯하고 그럴 가치도 없다. 설민석이 문제인줄 알았더니 이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것이 문제인 듯하다"고 했다.
이어 "미안한 말이지만 이런 식으로 엉터리로 역사적 주제를 전달하려면 프로그램을 당장 폐지해야 옳다. 아니면 프로그램 제목에서 세계사라는 단어만이라도 빼서 역사를 다루는 방송이라는 오해를 막아야 할 듯하다. 그냥 즐거운 오락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역사가 방송에서 고생이 많다"고 덧붙였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지난해 12월 19일 이집트 편 방송 이후 역사 왜곡 논란을 빚었다. 당시 자문에 참여한 고고학 전문가인 곽민수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은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벌거벗은 세계사'는 설민석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하차하면서 5주간 재정비 기간을 가졌다. 이후 제작진은 고정 MC 체제가 아닌 매회 각 주제와 관련된 각 분야의 전문가를 강연자로 세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 = tvN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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