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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케이블채널 tvN '벌거벗은 세계사' 측이 또 다시 불거진 오류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일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은 "페스트 편은 페스트와 관련된 내용을 의학사적인 관점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방송 전 대본과 가편본, 그리고 자막이 들어간 마스터본을 관련 분야의 학자분들께 자문을 받고 검증 절차를 마친 후 방송했다"고 공식입장을 냈다.
이는 앞서 지난달 31일 박흥식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가 해당 방송에 대해 "흑사병을 10년 넘게 공부하였고, 중세 말기 유럽을 전공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건 정말 아니다 싶다"며 "중세 사회에 대한 이해도 거의 없고 당시 사료도 해석할 줄 모르는 한 의사가 청취자들에게 왜곡된 인식만 키웠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방송 자문에 참여한 박교수는 "구체적으로 지적하려 들면 끝도 없을 듯하고 그럴 가치도 없다. 설민석이 문제인줄 알았더니 이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것이 문제인 듯하다"며 "미안한 말이지만 이런 식으로 엉터리로 역사적 주제를 전달하려면 프로그램을 당장 폐지해야 옳다. 아니면 프로그램 제목에서 세계사라는 단어만이라도 빼서 역사를 다루는 방송이라는 오해를 막아야 할 듯하다"고 혹평했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계의 역사를 파헤친다는 취지를 내세우며 지난해 12월 첫 방송됐지만, 고정 강연자였던 스타강사 설민석이 이집트 편 역사 왜곡 논란에 이어 석사 논문 표절 의혹으로 하차하면서 5주간의 재정비 시간을 보냈다.
제작진은 지난달 30일 페스트 편으로 방송을 재개하면서 고정 MC 체제가 아닌 매회 각 주제와 관련된 각 분야의 전문가를 강연자로 세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이하 박흥식 교수 SNS 글 전문.
tvN의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에서 흑사병을 다룬다기에 어제 부분적으로 보고, 오늘 아침 재방을 다시 봤다. 흑사병을 10년 넘게 공부하였고, 중세 말기 유럽을 전공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건 정말 아니다 싶다. 중세 사회에 대한 이해도 거의 없고 당시 사료도 해석할 줄 모르는 한 의사가 청취자들에게 왜곡된 인식만 키웠다. 내용도 구성도 꽝이었다. 흑사병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목표였던가? 통계나 병인학적 측면에서도 최근 해석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카파 공성전에 대한 자료는 현장에 있던 사람이 기록한 것이 아니고 신뢰할 수도 없는데 마치 역사적 사실인양 해석해 나쁜 것은 다 아시아에서 왔다는 잘못된 인식을 고착시켰다. 강의 전반에 깃들인 중세에 대한 편견은 또 어떠한가? 그리고 흑사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르네상스라는 희망이 시작되었다고?(동시대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따지자면 르네상스가 시작한 후 흑사병이 발생하였죠.)... 구체적으로 지적하려 들면 끝도 없을 듯하고 그럴 가치도 없다. 설민석이 문제인줄 알았더니 이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것이 문제인 듯하다.(힘들게 자문해 주었더니 내가 자문한 내용은 조금도 이용하지 않았다. 그럴려면 이름은 왜 넣겠다고 했는지...^^) 미안한 말이지만 이런 식으로 엉터리로 역사적 주제를 전달하려면 프로그램을 당장 폐지해야 옳다. 아니면 프로그램 제목에서 세계사라는 단어만이라도 빼서 역사를 다루는 방송이라는 오해를 막아야 할 듯하다. 그냥 즐거운 오락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역사가 방송에서 고생이 많다.ㅠㅠ
▲ 이하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입니다.
1월 30일 방영된 페스트편은 페스트와 관련된 내용을 의학사적인 관점을 중심으로 구성하였습니다.
방송전 대본과 가편본, 그리고 자막이 들어간 마스터본을 관련 분야의 학자분들께 자문을 받고 검증 절차를 마친 후 방송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제작진은 더 좋은 방송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 tvN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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