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리포트: 없어도 버티는 우리은행, 박지현 살아난 활동량

[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없어도 버텨낸다. 우리은행의 저력이다.

우리은행은 김정은(발목)의 시즌 아웃에 이어 최은실(발가락)과 박혜진(허리)마저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나마 박혜진은 1경기만 쉬고 1일 하나원큐전 2쿼터에 돌아왔다. 아무래도 전력이 완전하지 않다. 쉽게 말해 공수겸장 에이스 두 명 중 한 명은 없고, 한 명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결국 이 세 선수가 모두 빠진 지난달 28일 삼성생명전서는 완패했다. 이날 하나원큐전 역시 고전했다. 하나원큐는 1쿼터 시작과 함께 3-2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다. 개개인의 수비력이 떨어지는 하나원큐로선 잃을 게 없는 승부수.

우리은행은 부지런히 45도와 코너에서 찬스를 잡았으나 외곽슛 컨디션이 너무 나빴다. 1쿼터 막판 박다정이 양 코너에서 3점포 한 방을 터트린 것 외에는 사실상 공격이 꽉 막혔다. 반면 하나원큐는 신지현을 중심으로 원활하게 공격을 풀어갔다. 양인영과의 2대2에 강이슬, 강유림 등 슈터들의 움직임도 잘 살렸다.

하나원큐는 2쿼터 시작과 함께 맨투맨으로 돌렸다. 그러자 우리은행 공격이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박지현과 김소니아가 날카로운 돌파를 선보였다. 하나원큐는 뚫렸을 때 헬프나 로테이션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박지현. 시즌 초반에 비해 확실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이렇게 주축으로 많이 뛰는 건 처음이다. 위성우 감독은 "고교와 다르다. 이겨내야 한다"라고 했다. 박지현의 최대장점은 공격활동량이다. 돌파력과 함께 트랜지션이 상당히 강력하다. 수비조직력이 떨어지는 하나원큐로선 눈엣가시.

박지현은 2쿼터 중반 연속 속공 레이업 득점을 올리며 물꼬를 텄다. 시아갸 좋은 김진희가 날카로운 패스를 건넸고, 하나원큐는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3쿼터 초반에도 같은 모습이 몇 차례 나왔다. 여기에 박혜진의 3점포가 3쿼터에 터지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우리은행은 3쿼터 중반 주도권을 잡았으나 순간적으로 수비활동량이 떨어졌고, 공격리바운드를 몇 차례 빼앗기면서 강이슬, 신지현, 양인영 등에게 연속실점했다. 확실히 우리은행이 예전 같지 않다는 증거.

그러나 4쿼터에 우리은행이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하나원큐는 외곽슛이 약한 김진희를 철저히 버렸다. 하지만, 김소니아의 패스를 받은 김진희가 한 차례 3점포를 작렬하면서 숨통을 텄다. 여기에 박지현의 속공으로 달아났다. 강이슬이 박지현의 움직임을 계속 놓쳤다. 박지현은 수비에선 양인영까지 착실히 막아냈다. 3분41초전 박혜진의 결정적 3점포까지.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데도 3점포 5방으로 이름값 증명. 결국 우리은행의 70-56 완승.

우리은행이 좋지 않은 상황서도 철저히 버텨낸다. 기본에 충실한 맨투맨 수비와 여전히 높은 수준의 공수활동량을 앞세워 경기력 기복을 최소화했다. 살아난 박지현이 단연 수확. 여전히 공수밸런스를 무너뜨리는 움직임도 있지만, 올 시즌 한 단계 성장 중인 건 확실하다. 반면 하나원큐는 1~2쿼터 경기력을 3~4쿼터까지 이어가지 못하는 아킬레스건을 또 드러냈다. 이날 패배로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를 확정했다.

[박지현. 사진 = 부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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