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악착 같이 뛴 선수로만 기억되면 좋겠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용규(36)는 얼마 남지 않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현역' 멤버다.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 뒤 "키움에서 최고참이다. 솔직히 좀 싫다. 야구를 할 날이 얼마 안 남은 것 같고 기분이 이상해지기도 한다"라고 했다.
이용규가 현역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건 사실이다. LG에서 KIA로, KIA에서 한화로, 한화에서 키움으로 왔다. KIA 시절 이종범 LG 코치와 함께 뛰었다. 올 시즌에는 키움에서 이 코치의 아들 이정후와 함께 뛴다. 그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용규는 "나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준비를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언제 유니폼을 벗을지 알 수 없지만,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는 게 프로의 미덕이다. 한화에서 전력 외로 분류됐지만, 기량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급격한 에이징커브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키움 외야는 이정후 외에 확실한 주전이 없다. 그러나 이용규는 무혈 입성을 생각하지 않는다. 뜨거운 경쟁을 각오하고 있다. "내가 키움 외야를 책임질만한 위치는 아니다. 나도 후배들과 경쟁해야 하고, 이겨내야 한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프로와 대표팀에서 중견수, 좌익수, 우익수 다 봤다. 불편하거나 어색한 건 전혀 없다. 팀에 도움이 되면 어느 위치든 나갈 수 있다. 내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게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일단 외야 경쟁서 이겨서 많은 경기를 나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팀 적응은 수월했다. 이용규는 "적응이라고 할 것도 없다. 팀만 바뀌었고 야구는 똑같다. 박병호에게 연락이 와서 시즌 후 고참들이 모이는 자리에 참석했다. 좋은 시간이 된 것 같다. 야구하기에 편하다. 코칭스태프와 감독님도 편하게 해준다"라고 했다.
홍원기 감독은 이용규를 꽉 안아주면서 "덕아웃에 귀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리더십을 갖춘 이용규가 젊은 선수가 많은 팀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용규는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도 중요하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어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좋은 말을 해주려고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자연스러운 소통이 중요하다. 이용규는 "어린 친구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걔들이 나를 어려워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내가 먼저 다가갈 수도 있다. 내가 편하게 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박병호나 이지영도 있으니 얘기를 잘 하겠다. 선, 후배간의 선을 지키면서 시대가 바뀐 만큼 팀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게 잘 해보겠다"라고 했다.
베테랑에게도 국내 스프링캠프는 어색하다. 이용규는 "처음이다. 해외와 다르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선수들은 부상에 예민하다. 개인적으로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키움은 자율적이고 스스로 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진 것 같다"라고 했다.
키움에서 성공한 이적생이 될 수 있을까. 이용규는 "아버지 고향 전라도에서, 어머니 고향 충청도에서도 뛰어봤다. 다시 내 고향 서울로 왔다. 지금까지 한 야구에 대한 자부심도 있고 하고자 하는 목표도 있다. 내 스타일대로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면 1년, 1년 더 좋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라고 했다.
이용규가 꿈꾸는 최상의 그림은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키움 투수들은 다 좋았던 것 같다. 특히 중간, 마무리가 좋기 때문에 내겐 다행이다. 키움이 첫 우승을 하고 내가 그 멤버에 들어가는 영광이 주어지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우승을 또 하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 이용규 하면 그라운드에서 악착 같이, 열심히 뛴 선수로 기억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용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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