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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큰 선수가 많아서 지역방어를 생각하고 있다."
LG 조성원 감독은 3일 오리온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빅 라인업을 즐기는 오리온을 상대로 지역방어를 쓰겠다고 예고했다. 실제 조 감독은 경기 시작부터 거의 계속 3-2, 2-3 매치업 존을 가동했다.
문제는 오리온이었다. 1쿼터를 19-32로 뒤졌다. 소위 말하는 '폭망'이었다. 턴오버만 7개였다. 빅 라인업의 핵심 디드릭 로슨과 이승현이 5개를 합작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패착이 있었다. 일단 새 외국선수 데빈 윌리엄스의 선발 투입은 완벽한 실패로 돌아갔다.
윌리엄스는 지난달 29일 0시에 2주 자가격리를 마쳤다. 이날 비자발급을 마치고 데뷔전이 성사됐다. 강을준 감독은 "어차피 같이 가야 하는 선수라면 하루라도 빨리 적응을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중국프로농구에서 뛰었지만, 3주간 공백이 있었다. 당연히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승현의 실책이 많은 건 이승현의 집중력 문제도 있었지만, 윌리엄스와의 호흡이 맞지 않은 부분이 컸다. 어쩌면 당연한 부작용이었다.
또한, 선발 출전한 박재현은 1쿼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3점포 두 방을 꽂았다. 그러나 김시래와 박경상에게 너무 많이 뚫렸다. 2쿼터 초반에도 두 사람의 돌파를 쉽게 허용했다. LG는 오리온의 어수선함을 틈타 맹공을 퍼부었다.
김시래가 이날 경기 전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김시래의 응집력은 더욱 강렬했다. 오리온의 실책에 빠른 트랜지션으로 연결, 박경상, 김동량, 정희재 등의 득점을 도왔다. 리온 윌리엄스와는 효율적인 2대2를 했다. 데빈 윌리엄스가 외곽 커버가 되지 않자 윌리엄스의 의도적 외곽 공격도 통했다. 김시래는 1쿼터 막판 연속 스틸과 득점으로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다. 삼성이 더 흐뭇할 수 있는 활약.
그런데 오리온은 1쿼터 중반 강력한 반격의 여지를 남겼다. 디드릭 로슨이 투입되면서 LG 지역방어를 효율적으로 깨기 시작했다. 로슨이 하이포스트를 장악했고, 이승현, 이대성, 허일영 등과의 효율적인 연계플레이가 살아났다.
로슨은 2쿼터에 직접 골밑 득점을 올리기도 했지만, 국내선수들의 좋은 오프 더 볼 무브를 잘 살렸다. 오리온은 여전히 실책이 적지 않았으나 지역방어 어택을 효율적으로 하면서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오리온은 김강선과 한호빈의 3점포가 폭발했다. 특히 김강선은 앞선 수비를 착실히 하면서 지역방어 어택에선 효율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LG의 패착은 지역방어가 공략 당했음에도 3쿼터에 계속 밀어붙였다는 점이다. 오리온은 3쿼터에만 7방의 3점포를 작렬했다. 한호빈이 4개, 이대성이 2개, 로슨이 1개. 이때 LG는 공격에서 제대로 된 반격이 이어지지 않았다. 리온 윌리엄스가 2쿼터 중반 3파울에 걸리면서 수비 반경이 좁아졌고, 공격에선 전력의 약점을 드러냈다. 결국 오리온은 1쿼터를 13점 열세로 마쳤으나 3쿼터를 11점 우세로 마쳤다.
LG는 4쿼터에 맨투맨으로 돌렸다. 그러나 흐름이 오리온으로 넘어간 뒤였다. 김시래와 함께 삼성으로 넘어가는 테리코 화이트를 투입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오리온의 118-97 승리. 초반 많은 턴오버로 고전했으나 결국 반전했다. 로슨은 트리플더블로 재능을 폭발했다. 한편 데빈 윌리엄스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으나 공격리바운드와 풋백 능력을 드러냈다. 신장의 우위에도 몸싸움이 약했던 위디에게선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로슨.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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