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류현경 "의문과 불만으로 가득했던 나, 이제 사랑하게 됐죠" [인터뷰 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나를 사랑하게 되었어요. 어릴 때는 의문과 불만이 많았었죠. 힘든 일이 있으면 내 안에 있는 나에게 말을 걸곤 해요. 이제는 '너 왜 그랬어. 그러지 마'라는 질책이 아닌 '괜찮아, 현경아. 잘했어'라는 칭찬으로 바뀌었어요."

영화 '아이'(감독 김현탁) 개봉을 앞둔 배우 류현경이 5일 오전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밝힌 소감이다. 결핍과 자기혐오로 가득 찼던 싱글맘 영채(류현경)가 베이비시터 아영(김향기)과의 교감으로 힘겨운 삶을 이겨내고 용기를 얻은 것처럼 류현경도 '아이'를 만나 한층 더 성장했다.

'아이'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동학과 졸업반 보호종료아동아영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영채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뜻한 치유를 담았다. 상처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모두에게 위로의 손을 내밀고 붙잡을 자신이 있는지 묻는다.

각본과 연출은 '동구 밖', '기형아' 등 단편영화를 통해 세상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인물들의 현실을 그린 김현탁 감독이 맡았다. "'저런 사람이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저런 아이가 제대로 클 수 있을까'라는 선입견과 편견에 대해 반문하고 싶었다"는 기획 의도에서 출발했다.

류현경은 생후 6개월 된 남자아이 혁이를 키우며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영채 역을 연기했다. 영채는 베이비시터 아영 덕분에 해맑게 웃게 되는 아들을 보며 자신의 선택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류현경은 "영채에게 마음이 갔다. 연기하기 복잡하고 힘들겠지만 영화를 통해 인간적으로 성숙해지고 싶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속마음이 매우 많은 캐릭터다. 영화의 결이 사람을 연민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고 바라본다는 시나리오 자체가 인상적이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영화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는 그는 "작년에 촬영하고 마친 지 얼마 안 됐다. 당시의 기억이 생생했다. 감독님과 으?X으?X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촬영 비하인드를 알아서인지 더욱 애틋했다. 보통 처음에는 연기만 보게 돼서 몰입을 잘 못 하는데 정서와 함께 나눴던 배려가 생각나서 더 울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을 보탰다.

싱글맘 영채를 연기하는 데 중점 둔 부분으로 "리얼한 표현을 해보고 싶었다. 경험해보지 못해서 두렵기도 했는데 감독님이 자료 조사를 많이 하셨다. 주변에 육아하는 분의 모습을 보며 감정의 굴곡과 심리를 잘 투영하려고 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에 영채에 대한 서사가 잘 그려져 있었다. 글대로 표현하면 좋을 것 같았다. 촬영 전 감독님과 배우가 서로 대화하는 시간이 많았다. 영채뿐만 아니라 내면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행동하는지에 대해 많이 연습하고 대화를 하다보니 차곡차곡 쌓여서 영화에 투영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변의 많은 도움을 바탕으로 엄마 역할을 소화했다. 그는 "초등학생 조카를 어렸을 때 많이 돌봤다. 그때 당시 완벽한 엄마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아이를 키웠다고 생각한다"라며 "조정치, 정인 부부의 집에 가서 6개월 된 둘째 성우를 옆에서 많이 지켜봤다. 이런 모습을 많이 참고했다"고 떠올렸다.

상대 역 김향기를 향한 진심어린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예전부터 김향기 배우를 정말 좋아했다. 같이 촬영한다고 하니까 굉장히 떨리더라. 첫 만남에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거 들었냐'고 물어보니 '들었다'고 했다. 기분 좋았다"라며 "촬영을 하면서도 팬으로서 잘보이고 싶었다. 조금 더 열심히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향기 씨는 카메라가 돌아가면 눈빛, 말투, 기운, 정서까지 아영 그 자체였다. 영채로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또 "향기 씨의 영화를 어린 시절부터 봤다. 내 동생 같기도 하고 딸 같기도 한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향기 씨의 연기를 통해 위로받았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보고 싶고 아쉬웠다. 그리워서 옛날 영화도 찾아보고 팬이 운영하는 SNS 계정에 들어가서 '좋아요'도 눌렀다"라고 말했다.

영화 '아이'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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