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아직 우승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KB가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부터 경기력이 나빴던 건 아니다. 잘 싸우고도 상대의 좋은 경기력에 무너지기도 했다. 그러나 서서히 공수활동량이 떨어지면서 우리은행은 물론, 후반기 페이스가 좋은 신한은행과 하나원큐에 크게 고전했다.
활동량이 떨어지면서, 공격에선 박지수의 1대1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2대2는 효율성이 높지 않았다. 수비에선 개개인의 공격수를 놓칠 때 헬프 및 로테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지역방어 역시 활동력이 부족했다. 박지수 외에 박스아웃과 리바운드 가담도 좋지 않았다. 상대의 빠른 트랜지션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박지수만 상대 집중견제에 분투할 뿐, 나머지 선수들의 팀 공헌은 크게 떨어졌다. 강아정(발목)과 염윤아, 최희진(족저근막염)은 크고 작은 잔부상도 있었고, 안덕수 감독이 확실하게 해법을 찾지 못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우리은행은 저력을 드러내며 KB를 밀어냈다.
어쨌든 KB는 자력우승이 어렵다. 우리은행이 18일 하나원큐에 졌지만, KB는 일단 20일 신한은행을 이기고 우리은행의 21일 BNK와의 최종전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 안덕수 감독은 "상대 팀들보다 우리가 할 것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했다.
플레이오프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KB로선 정규경기 순위를 떠나 시즌 중반 이후 떨어진 경기력을 회복하는 게 더 시급하다. 일단 이날 염윤아가 돌아왔다. 대신 강아정은 계속 결장했고, 최희진 역시 빠졌다. 안 감독은 염윤아를 아끼면서, 이윤미를 먼저 내세웠다.
그런데 이날 KB의 경기력은 근래 들어 가장 괜찮았다. 신한은행은 플레이오프에 대비, 확실히 다 보여주지 않았다. 일단 김단비가 어디서 공을 잡든 더블팀을 했다. 이때 로테이션이 괜찮았다. 최근 계속 로테이션 수비가 좋지 않았는데, 이날은 준수했다.
단, 신한은행 한엄지의 3점포는 상당히 날카로웠다. 그리고 트랜지션, 오프 더 볼 무브 등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KB는 확실히 신한은행의 트랜지션에 고전했다. 하지만, 김단비에 대한 더블팀은 성공적이었다. 활동력이 떨어지는 지역방어를 배제하면서, 가장 잘 하는 스위치디펜스와 로테이션을 했다. 박지수가 외곽으로 나갈 때 김단비, 김수연의 리바운드 가담에 고전하긴 했다. 그러나 KB로선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KB가 승기를 잡은 건 3쿼터였다. 일단 이날 심성영과 허예은, 허예은과 이윤미 등의 투 가드는 괜찮았다. 스위치로 수비 약점을 최소화하면서, 볼 배급을 원활하게 했다. 박지수와의 2대2도 좋았다. 허예은의 날카로운 돌파, 심성영의 외곽포 등이 돋보였다. 단, 신한은행과 달리 속공 마무리가 날카롭지 않은 장면이 많았다.
KB는 염윤아가 투입되면서 급격히 활기를 찾았다. 활동량이 떨어지는 최희진 대신 염윤아가 뛰면서 박지수마저 살아났다. 깔끔한 2대2에 이어 김민정이나 심성영 등에게 질 좋은 패스를 많이 했다. 김단비 수비도 충실하게 임했다. 또한, 박지수는 확실히 더블팀에 대한 대처가 좋았다. 김단비에 비해 김수연이 막을 때 좀 더 여유 있게 공격했다.
2분4초전, 염윤아가 엔드라인에서 김단비를 수비했고, 김단비는 컷인하는 김아름을 잘 봤다. 그러나 염윤아가 기가 막히게 공을 긁어냈다. 그리고 1분42초전 박지수가 김단비를 상대로 포스트업에 성공하면서 승부를 갈랐다. 신한은행은 48.1초전 결정적 실책이 나왔다. 이날 평소보다 악성 실책이 많았다.
결국 KB의 81-72 승리. 아직 정규경기 우승팀은 결정되지 않았다. KB가 승리보다 값진 건 오랫동안 침체된 경기력이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는 점이다. 특히 돌아온 염윤아의 공헌이 강렬했다. 신한은행 정상일 감독은 경기 전 주전들을 돌려 기용하겠다고 했지만, 접전으로 흐르자 사실상 베스트로 임했다. 김단비는 34분12초간 15점 12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박지수(위), 염윤아(아래). 사진 = 인천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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