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은 역시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이 21일 BNK와의 최종전서 승리, 정규경기 2연패를 확정했다. 2019-2020시즌을 코로나19로 제대로 마치지 못한 걸 감안할 때, 2017-2018시즌 이후 3년만의 완벽한 정규경기 정상이다. 통합 6연패 시절보다 전력은 확연히 떨어졌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우리은행이었다.
박혜진이 발바닥 부상으로 개막전에 쓰러졌다. 시즌 초반 결장했고, 중반까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공수겸장 에이스 김정은은 작년 12월 말에 발목 부상으로 시즌아웃 됐다. 최은실 역시 부상으로 시즌 초반에 좋지 않았다.
박지현과 김소니아가 원투펀치로 성장했지만, 기복이 심한 약점이 있다. 김진희를 발견했지만, 슈팅능력의 약점이 분명하다. 이래저래 전력을 극대화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위성우 감독이 옛날처럼 많은 훈련량으로 선수들을 끌고 가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박지수의 KB를 따돌리고 2년 연속 정규경기 정상을 밟았다. 결국 농구의 기본을 철저히 지켰고, 위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지난 9년간 다져온 조직력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들을 강력하게 베이스로 깔아놓은 뒤, 철저한 상대분석에 따른 대응이 빛을 발했다.
일단 우리은행은 어떤 상황에서도 공수활동량을 크게 떨어뜨리지 않았다. 한창 잘 나가던 시절보다 활동량이 떨어진 건 맞다. 하지만, 여전히 타 구단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확실한 박스아웃과 리바운드 사수를 바탕으로 얼리오펜스와 파이브 아웃 오펜스의 조화, 촘촘한 맨투맨과 로테이션이 돋보였다. 모든 구단이 해야 하는 기본을 우리은행은 충실히 했다. 1~2명이 힘들고 다쳐도 다른 팀들보다 기본을 지키는 충실도가 높았다.
여기에 위 감독의 풍부한 경험과 디테일을 가미, 조직력을 극대화했다. 예를 들어 맨투맨의 경우, 상대의 스피드 혹은 스크린 등으로 자신의 공격수를 놓칠 때에 대비, 로테이션에 대한 약속을 한다. 이때 상대 팀 개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철저하게 반영, 개개인에게 정확하게 지시하고 준비시켰다.
센터가 없으니 주전 전원 3점슛을 장착시켜 철저하게 파이브 아웃 오펜스를 했다. (물론 상대 팀들이 김진희를 버리긴 했지만) 완성도가 상당한 수준이다. 그 과정에서 박지현과 김소니아의 향상된 공격력을 십분 발휘했고, 돌아온 박혜진의 클러치능력, 최은실의 정확한 중거리슛 등도 고스란히 팀 전력에 투영시켰다. 2대2의 경우 핸드오프와 슬립을 적절히 활용해 수비를 무너뜨렸다. 또한, 선수든 전술이든 플랜B~C를 철저하게 만들어놓았고, KB를 따돌릴 때 잘 활용했다. 오승인의 활용이 대표적이다. 결국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전력을 극대화했다.
박혜진과 김정은이 잇따라 쓰러질 때만해도 우리은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우리은행이다. 단순히 박지현과 김소니아의 성장만으로 정규경기 1위를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한 농구관계자는 "KBL 구단들까지 포함해도 우리은행의 조직력은 국내 탑클래스다. 변수가 많은 외국선수가 사라지고 국내선수들만 뛰니 위 감독의 능력이 확실하게 드러났다"라고 했다.
[우리은행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