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예능
[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개그맨 최기섭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렸다.
4일 밤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수미산장'에는 장혁과 최기섭이 출연했다.
이날 최기섭은 "저는 아버지라고 부른 적이 없었다. 어렸을 때는 항상 세뇌 당하듯이 아버지는 돌아가신 분이라고만 알고 유년시절을 보냈다. 제 생활기록부에도 '아버지 사망'으로 기재됐다. 그런데 대학 입학 서류 준비하다 그때 알게 됐다. '이혼'이라고 써있는 걸 보고 보고 엄청 화냈다. 어머니께서 아버지도 사업을 하다 잘 안돼서 어쩔 수없이 갈라선 거라고 하셨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아버지) 전화번호가 있더라. 전화를 드려 '어머니가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하는데 잠깐 와주실 수 있냐 하니까 오신다고 하더라. 한 번도 뵌 적이 없었다. 8차선 횡단보도에 사람이 많았다. 너무 신기한 게 '저 사람이 아버지구나'라는 걸 알아봤다. 너무 웃긴 건 아버님도 저를 보며 웃으면서 걸어오시더라"라며 아버지와의 만남을 떠올렸다.
최기섭은 "보면 눈물 나고 이런 것보다 원망부터 화가 올라왔다. 솔직히 말하면 '당신이 우릴 버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등을 지고 계신 적이 있는데, 제가 내려오시라고 말을 해야 하는데 '아빠'라고 불러본 적이 없으니까 말을 못 하겠더라. 한참을 등을 보고 있다가 결국 '저기요'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버지가 천식이 있으셨다. 천식, 당뇨 등으로 고생하시다가 1년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셨다. 그 후 가장 후회했던 건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때까지도 원망이었다"라며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대소변까지 다 받아내시며 간호를 하셨다. 그러다가 몸이 더 안 좋아지셨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한 번은 제가 일 끝나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는데, 목소리가 너무 안 좋으셨다. 어머니께서 감기라고 괜찮다고 하셨는데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더라. 새벽에 어머니 집으로 가니 어머니의 몸 상태가 안 좋았다"라며 "얼마 전 어머니가 저한테 그러시더라. 너랑 버스를 타고 나가면 이대로 끝이길 바란 적 있다고 하셨다. 어머니께서 지금까지 곁에 계신 거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사진 = KBS 2TV 방송 화면]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