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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배우 진기주, '벡터맨 메두사' 출신 한의사 박미경이 '프로 이직러'로서 이야기를 들려줬다.
10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선 '이직의 기술' 특집이 그려졌다.
진기주는 화려한 이력을 자랑, 눈길을 끌었다. 배우 데뷔 전 대기업 사원, 방송 기자, 슈퍼모델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바.
그는 "대기업에 입사했었는데 3년을 다니고 퇴사한 계기가 무엇이냐"라는 MC 유재석의 물음에 "출퇴근할 때 제 표정이 점점 안 좋아졌었다. 얼굴에 어둠이 있었나 보다. 엄마가 '힘들면 너 하고 싶은 거 해'라고 툭툭 말씀을 하셨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 한두 번 들었을 땐 엄마한테 짜증을 냈다. 취업 힘들다고, 하고 싶은 거 있다고 그만 두고 새로운 거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나 안 그래도 열심히 참고 다니고 있는데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말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에 제가 생각할 때는 어리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스물셋에 입사해서 스물여섯 살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뭘 시작하든 너무나도 괜찮은 나이였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기주는 "취업 준비가 정말 힘들고, 특히 서류 전형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너무 허무했다. 며칠 밤을 새워서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적어 냈는데 딱 클릭하면 '죄송합니다. 불합격'이라고 뜬다. 그걸 한 번 두 번 겪다 보면 너무 괴롭다. 왜 떨어졌는지 이유도 모르니까 더 그렇다"라고 토로했다.
방송 기자, 슈퍼모델까지 돌고 돌아 드디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지만 오디션에서 연이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고. 진기주는 "늘 나이가 많다고 떨어졌다. 그래서 저는 '연기는 나이가 상관없잖아요'라고 답했었다. 캐릭터가 아기부터 노인까지 있는데 연기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 저는 늙어죽을 때까지 연기할 건데 무슨 상관이냐고 그랬었다. 오디션 시선 자체가 나를 의심부터 하는 시선이 있었고, 상처가 됐다. 계속 떨어지니까 그때부터는 조바심이 나고 이러다가 시작도 못하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그때 데뷔작인 '두 번째 스무 살'을 만난 거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김형식 감독님의 첫 마디가 '재능이 있는데 왜 이렇게 눈치를 봐'였다. 지금도 그 감독님을 제 은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자신감 바닥을 쳤던 저를 일으켜줬다"라고 이야기했다.
진기주는 "최지우 선배님이랑 붙는 게 첫 신이었다"라며 "삼성 동기들한테 저는 대리만족인 막냇동생이었다. 언니 오빠들이 바라는 퇴사를 하고, 넘어지긴 해도 해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기특해했었다. 드라마가 방영되고 많은 연락을 받았었다"라고 떠올렸다.
진기주는 "배우의 직업은 딱 맞느냐"라는 물음에 "그동안 제가 거쳐왔던 직업들에 비해 가장 불안정적이고 가장 자존감 깎이고 상처도 가장 많이 받긴 하는데 흥미로워서 좋다. 가장 잘하고 싶은 일이다. 몇 시간 못 자는데도 눈이 번쩍번쩍 떠진다"라고 남다른 마음을 전했다.
또한 진기주는 '이직'에 대해 "이직은 내려놓아야 가능한 거 같다. 지금 있는 곳보다 좋아지리라는 보장이 작아도, 가진 것을 훨씬 잃는다 해도 (이직을) 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거 같다"라고 얘기했다.
뒤이어 1999년 어린이 드라마 '지구용사 벡터맨'에서 메두사 역할로 활약했던 박미경이 등장했다. 그는 돌연 연예계를 떠나 한의대에 입학, 올해로 13년 경력의 한의사다.
박미경은 과거 연예계 데뷔 계기에 대해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96학번 학생이었는데 당시에 여대생들 사이 인기를 끌던 잡지에서 전속모델 공고가 난 거다. 스튜디오에 가서 프로필을 찍은 것도 아니고 친구가 찍어준 스냅사진을 냈는데 합격했고, 그렇게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이버가수 아담 다음에 나온 루시아가 저다. 아날로그 시대라서 석고로 제 얼굴을 본 뜨고 그걸 토대로 CG 작업을 한 거다. 하다 보니까 에이전시에서 연락이 와서 '지구용사 벡터맨' 오디션을 보게 됐고, 메두사 역할을 따낸 거다"라고 밝혔다.
박미경은 "지금까지 저를 기억해 주고 찾아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메두사가 아니면 여기 나올 수 있었겠나"라며 감격에 젖었다.
메두사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으며 주말드라마 '햇빛 속으로' 출연 제의를 받았었다는 박미경. 하지만 그는 러브콜을 뒤로하고 돌연 활동을 접었다.
그 이유에 대해 "제의를 받고 큰 고민에 빠졌었다. 당시에는 드라마 시청률이 어마어마했는데, 거기다 얼굴을 비춘다는 건 정말 내 인생의 진로가 배우로 굳어지는 거였다. 하지만 그전까지 배우로 뼈를 묻어야겠다는 생각까진 못 해봤었다. 제 한계를 너무 많이 느껴서 저한테는 그런 재능이 부족하다 생각했고, 더 좋은 분들이 너무 많고 솔직히 제 얼굴이 너무 예쁘지도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박미경은 "사실 '나는 명문대 출신 여배우' 이 콘셉트로 될 거 같다고 그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김태희가 나타났다. 서울대 출신에 너무 예쁘지 않나. 그래서 내 그릇이 여기까지인 걸 인정하고 그만두겠다 결심했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라며 "내 인생을 다시 세팅해 한의사로 진로를 정하고 26세에 노량진 재수학원에 등록했다. 그 후 1년 만에 한의대에 입학했다"라고 전했다.
박미경은 직업 만족도를 묻자 "배우와 비교가 안 되게 한의사가 훨씬 높다. 배우는 마음 고생, 몸 고생이 캐스팅도 선택이 되어야 하고 대중에게도 선택받아야 한다. 그런 수동적인 한계점이 있지 않나. 근데 한의사라는 직업은 사람들을 이롭게 해주고 아픈 분들을 낫게 해주는 주도적인 역할이라 훨씬 좋다"라고 말했다.
[사진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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