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답할 줄 아는 추신수, 17번 양보한 후배에게 '고가의 시계 선물'[MD현장]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내게 17번은 굉장히 의미 있다."

SSG 선수단, 관계자들도 깜짝 놀랐다. 추신수가 11일 2주 자가격리를 마치고 SSG가 머무르는 부산 사직구장에 합류, 상견례를 할 때 갑자기 투수 이태양에게 고가의 시계를 선물했다. SSG 관계자는 "추신수가 미국에서 직접 고가의 시계를 준비해왔다"라고 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거로 뛰면서 줄곧 17번을 달았다. 그런데 SSG에는 이태양이 17번을 달고 있었다. 이태양이 17번을 먼저 양보하기로 했고, 추신수는 보답의 의미로 고가의 선물을 했다. 은혜를 잊지 않은, 통 큰 선배다.

추신수는 11일 기자회견서 "내게 17번은 굉장히 의미 있다. 어렸을 때 내 이름 뒤에 항상 17번이 있었다. 선수들에게 등번호가 갖는 의미는 크다. 내가 말하기 조심스러웠는데 이태양이 먼저 양보해줘서 고마운 마음에 미국에서 준비해왔다. 정말 고맙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추신수는 "SSG에 오기로 한 뒤 누가 17번을 달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다. 이태양이 먼저 구단에 내 마음을 이해해주고 양보해줬다. (등번호를 양보한 후배에게 보답의 의미로 선물한 것)미국에선 흔히 있는 일이다. 번호를 받으면 선물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빨간 시계를 줬다"라고 했다.

이태양의 심정을 이해했다. 추신수는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이태양에게도 17번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너무 고맙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텐데 고맙다. 누가 내게 17번을 달라고 하면 쉽게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태양도 구단을 통해 심정을 털어놨다. "큰 선물을 주셨다. 경황이 없었는데 부담 되기도 했다. 그래도 선배님이 좋은 선물을 주셔서 감사하고 선배님의 좋은 기운 받아서 나도 올해 성적을 잘 내면 좋겠다. 그리고 선배님이 한국에 적응을 잘 하도록 도움이 되겠다"라고 했다.

[추신수와 이태양. 사진 = 부산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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