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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양 김진성 기자] "지금 이 조합으로는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없다."
선두 KCC는 위기다. 6일 LG에 22점차로 완패했다. 8일 KT에는 104점을 내주며 2연패했다. 두 경기서 공수활동량이 많이 떨어졌다. LG의 경우 당시 3점슛을 무지막지하게 터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KCC의 수비 활동량이 떨어진 건 사실이었다.
여기에 타일러 데이비스가 KT전 이후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심지어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전창진 감독은 14일 KGC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지금 이 조합(라건아+DJ 존슨)으로는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없다. 대체 선수를 찾고 있다"라고 했다.
데이비스는 아직 출국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 감독은 데이비스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팀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지 않은 선수다. 본인이 미국에 가겠다는데 못 가게 할 수는 없지 않나. 협상의 여지가 있다면 얘기라도 해볼 텐데 의지가 확고하다"라고 했다.
12일 천적 오리온을 25점차로 대파했다. 라건아가 25점 12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다만, 오리온은 외국선수 구성상 골밑 수비력이 떨어진다. 최근 이승현도 지친 기색이 있다. 스몰라인업과 풍부한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KCC가 전체적으로 매치업서 유리하다.
현대모비스와의 선두다툼은 클라이맥스에 돌입했다. 라건아는 확실히 오랫동안 뛰면 책임감을 갖고 한다. 강인한 체력은 타고났다. 다만, 존슨은 기량 자체가 불안하다. 플레이오프를 감안할 때, 확실한 2옵션은 필요하다. 그래서 전 감독은 위기감이 팽배하다.
일단 라건아는 KGC를 상대로도 3쿼터까지 '하드캐리'했다. KCC는 오리온전을 기점으로 확실히 공수활동력이 살아났다. 이날도 KGC의 야투 난조에 엄청난 트랜지션으로 공격을 마무리했다. 그 과정에서 유현준의 적극성, 이정현과 라건아의 2대2, 라건아 특유의 골밑 마무리 능력이 돋보였다.
5라운드 맞대결서 KGC의 지역방어에 고전했다. 전 감독도 "드롭 존에 내가 운영을 잘못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 KCC는 KGC의 지역방어를 잘 공략했다. 활발한 패스, 폭넓은 코트 활용에 의한 송교창 정창영 유현준 이정현의 외곽포까지. KGC는 2쿼터에 공수활동력이 뚝 떨어지며 단 8점에 그쳤다. 1~2쿼터에만 21점차.
단, NBA 출신 수준급 빅맨 제러드 설린저는 완전하지 않는 몸으로도 클래스를 뽐냈다. 아직 몸이 완전치 않아 라건아를 상대로 주로 미드레인지와 3점 라인 밖에서 공격을 시도했다. 다만, 간혹 시도하는 골밑 공격에 여유가 있었다. 라건아도 설린저의 1대1을 쉽게 제어하지 못했다. 3쿼터에는 잇따라 3점포로 공략했다. 슛 터치도 깔끔했다. 4쿼터 막판에는 라건아의 파울을 빼앗는 영리한 플레이도 했다. 라건아의 포스트업 수비도 적극적으로 했다. 몇 차례 공격권을 빼앗기도 했다.
KGC가 4쿼터에 급격히 텐션을 올렸다. 설린저가 라건아를 상대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득점을 이끌었고, 3쿼터부터 터진 3점포가 심상치 않았다. 오세근이 미스매치를 잘 활용하면서 점점 추격. 결국 설린저의 맹활약을 앞세워 2분15초전 5점차로 추격했다. 라건아는 4파울에 걸린 상황.
KCC는 전반에 비해 3~4쿼터에 전체적으로 외곽의 난조로 수비활동량까지 덜어졌다. 반면 KGC 설린저는 끝까지 여유가 있었다. 52초전에는 골밑의 오세근 미스매치를 잘 봤다. 그리고 외곽에서 강력한 압박. 변준형의 스틸과 속공 득점으로 1점차로 추격했다.
그런데 18.2초전. 변준형의 결정적 실수가 나왔다. 뒤에서 이정현을 압박하다 U파울. KGC로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했다. 이정현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었다. 그리고 라건아가 17.4초전 자유투 2개로 승부를 갈랐다. 치열했던 추격전에 비해 결말은 허무했다. KCC의 아슬아슬한 버티기였다. 84-78 승리.
KGC는 졌지만, 설린저의 기량은 '찐'이었다. 몸이 덜 올라왔는데 후반에만 18점을 몰아치며 팀의 맹추격을 이끌었다. 내, 외곽 공격 모두 가능하다. 힘이 좋고 기술도 탁월하다. 수비 의지에 패스 능력도 갖췄다. 설린저가 좀 더 적응하면 KGC가 플레이오프서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론 다른 팀들도 설린저를 분석하겠지만, 확실히 설린저에겐 하이 클래스가 느껴진다.
[KCC 선수들(위), KGC 설린저(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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