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으로 만난 이종범-이정후 부자, 아들은 왜 "신경쓸 겨를 없었다" 했을까 [MD현장]

[마이데일리 = 고척돔 윤욱재 기자] 아빠와 아들이 적으로 만났다. 정작 아들은 무덤덤한 반응이었다.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연습경기를 치렀다. 이날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아버지 이종범 LG 작전코치가 3루 주루코치로 나서고 아들 이정후가 키움 3번타자로 등장한 것이다.

이종범-이정후 부자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 코치와 선수로 함께한 적은 있지만 KBO 리그 경기에서 적으로 만난 적은 없었다. 이정후가 프로 무대에 데뷔할 때만 해도 이종범 코치는 해설위원직을 맡고 있었고 2019년 LG에 코치로 합류했지만 2군 총괄코치를 맡아 이정후와 마주칠 일이 없었다. 지난 해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연수를 마친 이종범 코치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LG 유니폼을 입었고 이번엔 1군 작전코치를 맡아 이정후와 '부자 상봉'이 자주 연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정작 아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이정후는 "평소와 똑같았다. 아버지가 계신 것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내 플레이만 집중했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지난 해 데뷔 첫 100타점을 돌파하면서 한층 더 성장한 이정후이지만 그런 그도 지금은 '자신과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다. "좋지 않았을 때 나오는 습관이 지금 타격할 때 나오고 있다"는 이정후는 "타격코치님이 내가 좋지 않을 때 모습을 알고 계신다. 코치님과 이야기하면서 잡아가고 있다. 시즌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정후가 '부자 상봉'의 감격에 취하지 않은 이유다.

[키움 이정후가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1 프로야구 키움-LG의 연습경기 4회말 무사 3루에서 내야 땅볼을 때리고 있다.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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