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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스피드가 남아있구나."
추신수(SSG)가 자가격리에서 해제되고 선수단에 합류한지 열흘이 흘렀다. 21일 창원 NC전서 마침내 KBO리그 데뷔전을 갖는다. 시범경기지만 작년 9월 이후 첫 실전이라는 점, KBO리그 경기에 처음으로 나선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은다.
핵심은 추신수의 타격감각이다. 미국에서 틈틈이 개인훈련을 했다고 해도 국내에 들어오고 2주 격리를 했다. 메이저리그와는 다른 환경에서 처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더구나 일거수일투족이 팬들과 언론들의 관심을 받는다.
즉, 여러모로 추신수가 마냥 편안하게 타격감을 올릴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아무래도 시범경기 초반 몇 경기에는 정상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답게 자신만의 루틴을 최대한 지키면서 차분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추신수는 20일 창원 NC전이 취소된 뒤 "실제로 경기를 안 해봐서 컨디션이 어떻다고 말할 수 없다. 몸 상태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타격연습용 방망이다. 특별하다.
무게가 약 1kg에 육박한다. SSG 관계자에 따르면, 추신수의 연습용 방망이는 35온스(약 992g), 실전용 방망이는 31.5온스(약 893g)다. 무거운 방망이로 연습하고, 실전서는 좀 더 가벼운 방망이를 휘두른다.
무슨 의미일까. 타격 컨디션을 올리는 단계에서 최대한 어렵게 연습하면, 실전서 상대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타자가 날아들어오는 공에 정확하게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선 아무래도 가벼운 방망이일수록 유리하다.
대신 무거운 방망이로 힘들게 적응하면, 가벼운 방망이로 나서는 실전서 좀 더 편안하게 타격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 추신수는 "어릴 때부터 그렇게 했다. 힘든 점은 없다. 무게의 차이를 두고 경기를 할 때 가벼운 방망이를 쓰면 스윙 스피드가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항상 연습을 할 때 실전보다 어렵고 힘들게 하자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즉, 추신수에게 1kg 연습용 방망이는 타격감을 효율적으로 올릴 수 있게 돕는 도구다. 그는 "메이저리그는 선수들마다 다르다. 모든 선수가 그렇게 하는 건 아니다. 연습할 때와 경기를 할 때 똑같은 방망이를 쓰는 선수도 있고, 나처럼 무게 차이를 두는 선수도 있다"라고 했다.
국내에는 추신수처럼 무거운 방망이로 연습을 하는 선수는 드물다. 김원형 감독은 "처음에는 몰랐는데 수석코치하고 타격코치가 1kg이 넘는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무리한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스윙)스피드가 남아있구나 싶다. 국내에서 1kg이 넘는 방망이로 연습을 하는 선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놀랐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무거운 방망이로도 무리 없이 스윙을 하는 모습을 보고 추신수의 클래스가 다르다는 걸 또 한번 느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 추신수는 태연했다. 시범경기를 통해 1kg 방망이의 효과를 간접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
[추신수. 사진 = 창원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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