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설교수' KGC 자레드 설린저가 KBL을 완벽히 접수했다. 임팩트만 따지면 과거 SBS 16연승 신화를 이끈 단테 존스급이다. 내, 외곽 공격력이 탁월하다. 강력한 힘과 기술의 조화가 돋보인다. 포스트업과 페이스업을 자유자재로 하면서 훅슛, 언더슛, 스탭백 점퍼 등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한다. 3점슛도 깔끔하다.
득점력, 클러치 능력만 좋은 게 아니다.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경기흐름을 읽고 대처하는 능력, 특히 좋은 슛 셀렉션과 패스센스로 보완한다. 더블팀에 대처하는 능력마저 좋다. 수비활동량이 많지 않아도 흐름상 할 수 있을 때, 꼭 해야 할 때는 확실히 한다. 리바운드에 대한 위치선정도 좋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도 냉정하게 대처한다. 8경기 평균 28분44초간 26.9점 11.1리바운드 2.1어시스트 1.4스틸 3점슛 성공률 48.8%.
KGC는 설린저 효과를 확실하게 누린다. 얼 클락, 크리스 맥컬러는 스타일상 골밑 장악력이 떨어졌다. 국내선수들이 미스매치 등 손쉽게 득점할 기회가 적었다. 그러나 설린저는 수비수 두 명을 끌고 다닌다. 자연스럽게 국내선수들에게 찬스가 많이 난다. 특히 오세근과의 하이&로 공격은 점점 무서워진다. 미스매치 공격의 최대 수혜자. 이재도와의 2대2로도 무수한 옵션을 파생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설린저의 컨디션이 아직 70%라는 점이다. 이미 경기당 30점 내외를 거뜬히 뽑아낸다. 그러나 김승기 감독은 "컨디션이 올라오고 미드레인지슛이 더 들어가면 더 많은 점수를 넣을 것"이라고 했다.
KBL에서 알고도 막지 못하는 레벨에 이르렀다. 플레이오프서 '타짜'의 존재감은 두 말할 게 없다. 특히 숀 롱의 기복과 2대2 이행에 대한 고민이 있는 현대모비스, 골밑 경쟁력이 떨어지는 오리온과 KT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런 설린저의 유일한 약점은 수술 경력이다. 설린저는 허리수술로 최근 2년간 거의 뛰지 못했다. 본인도 "하체의 힘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중요한 건 플레이오프는 하루 걸러 하루, 흔히 말하는 '퐁당퐁당' 일정이라는 점이다. 플레이오프 한 경기는 정규시즌 한 경기보다 에너지 소모가 많다.
특급 에이스에게 강인한 내구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한 관계자는 "설린저는 애당초 KBL에 올 레벨이 아니다. 막기 어렵다. 다만, 플레이오프 퐁당퐁당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어쨌든 KGC는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이 쉽지 않다. 28일 DB전 패배로 상승세가 끊겼다.
아직 게임체력을 끌어올리는 단계라서 1~2쿼터에 비해 3~4쿼터에 활동량이 떨어지는 약점은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가 되면 컨디션은 100%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운동능력보다 센스와 기술이 좋은 스타일상 플레이오프 퐁당퐁당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김 감독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30분 이상 뛰어도 힘들다고 하지 않는다. 뛰는 내내 다 하려고 하지 않고 경기흐름을 보고 자신이 해야 할 때만 확실하게 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실제 설린저의 경기를 보면, 불필요한 힘을 전혀 쓰지 않는다. 조그마한 움직임 하나도 효율적이다. 공격은 성공률이 높고, 수비는 해야 할 때 확실하게 한다. 체력소모가 크지 않은 스타일이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의 힘든 일정도 거뜬히 버텨낼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 감독은 "3위를 위해 무리할 생각이 전혀 없다. 무리하다 다칠 수 있다"라고 했다. 3위를 위해 무리하게 지금 전력을 갉아먹지 않겠다는 생각. 어쨌든 오리온의 최근 부진으로 3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다만,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대진이 어떻든 설린저 효과를 확인한 만큼 무서운 상대가 없다는 자신감이다.
[설린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