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 얼굴의 숀롱이다. 플레이오프 전체 판도를 흔들 수 있다.
현대모비스 숀롱은 올 시즌 최고의 외국선수 중 한 명이다. 51경기서 평균 27분21초간 20.8점 10.8리바운드 2.0어시스트 1.0블록. 페인트존슛 성공률 56.5%, 2점슛 성공률 54.1%. KBL 유일의 평균 득점-리바운드 20-10, PER(효율성지수)도 29.5로 4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들 중 4위다.
파워와 스피드 등 운동능력이 좋고, 골밑에서 마무리하는 투쟁심과 기술, 리바운드 가담이 뛰어나다. 올 시즌 현대모비스가 2위를 달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숀롱의 플레이를 자세히 지켜보면 약점도 보인다.
의욕과 집중력을 갖고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경기력 차이가 크다. 선수라면 누구나 기복이 있다. 장기레이스에서 매 경기 잘 할 수 없다. 숀롱이 기본적으로 20-10을 찍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부진할 때 좀 더 도드라져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기록을 떠나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평정심을 잃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유재학 감독은 시즌 도중 몇 차례 "숀롱이 심판이나 상대 선수와 싸운다"라고 했다. 묘한 판정이 나올 때, 매치업 상대가 강하게 저항할 때 그렇다.
지난달 30일 DB전이 그랬다. 25-43으로 뒤진 2쿼터 3분22초전, 리바운드 경합 과정에서 팔꿈치를 강하게 사용했다. 김종규의 안면을 가격했고, U파울과 테크니컬파울을 받으면서 퇴장했다. 숀롱은 그날 초반부터 유독 풀리지 않았다. 무득점에 그쳤다. 고의성이 있든 없든 위험한 플레이였다.
2대2 수행능력도 마찬가지다. 집중해서 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달 28일 전자랜드전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볼 핸들러에게 스크린을 확실하게 하지 않거나, 스크린 이후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유재학 감독은 "윙맨들이 컷인이든, 슛이든, 어떤 방법으로든 득점에 좀 더 가세해야 한다. 숀롱이 스크린을 하고 잘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했다. 당연히 빅맨의 스크린을 효과적으로 받는 윙맨이 그렇지 못한 윙맨보다 슛 찬스를 더 잘 잡고, 득점도 더 많이 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멤버구성이 확 바뀌었다. 양동근 공백은 베테랑 이현민과 성장한 서명진, 유니크한 김민구 등이 두루 메운다. 불안정한 외곽수비는 최진수(시즌아웃)와 신인 이우석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장재석의 급성장으로 함지훈의 부담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양동근(은퇴) 이대성(오리온) 라건아(KCC)가 함께 있던 시절보다 절체절명의 승부처를 넘기는 힘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숀롱을 영입했고, 실제 현대모비스는 숀롱이 잘 해야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때문에 숀롱의 업&다운이 현대모비스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경기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경기가 안 풀릴 때 평정심을 잃고 안 해도 되는 행동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30일 DB전서 여실히 드러났다. 스크린의 기복은 국내선수들의 득점력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닌다. 이런 부분들은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현대모비스로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자칫 플레이오프 전체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변수다. 현대모비스는 2위를 거의 굳혔다. 현 시점에선 3위 KGC가 유력한 4강 플레이오프 파트너다. KGC는 자레드 설린저의 가세로 KCC, 현대모비스에 밀리지 않는 전력을 갖췄다. 심지어 설린저는 엄청난 기량에 어떤 상황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멘탈을 지녔다.
숀롱이 플레이오프서 에이스의 책임감을 갖는다면 현대모비스는 정규경기 우승을 차지한 KCC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가 될 수 있다. 이미 숀롱이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줄 때 현대모비스 전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그러나 약점을 드러낼 경우 현대모비스의 시즌 농사를 곤란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모비스 코칭스태프도 노력한다. 조동현 수석코치가 시즌 중 숀롱과 몇 차례 면담을 했다. 숀롱은 "조동현 코치는 항상 무표정이고 무뚝뚝한 면이 있다. 그러나 내게 도움이 되는 조언이나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준다"라고 했다.
[숀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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