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불요불굴(不撓不屈)."
'용진이 형'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불요불굴'을 강조했다. 뜻이나 결심이 꺾이거나 휘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난달 30일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도 "우리에게 불요불굴의 유일한 대상은 오직 고객이며, SSG 랜더스에는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이다"라고 했다.
신세계그룹의 경영이념을 랜더스에도 적용시키겠다는 각오다. 이 대목에서 정 부회장의 '야망'이 읽힌다. 여전히 국내 프로스포츠산업은 걸음마 단계다. 특히 한 시즌 예산이 다른 종목보다 많은 KBO리그의 경우 수익 및 지출의 실질적인 간극도 가장 크다. 더구나 대기업들이 코로나19로 긴축정책에 들어간 건 사실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음성채팅 SNS에 구단들의 소극적인 움직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신세계가 KBO리그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의욕으로 가득하다. 지켜 봐야겠지만, 허황된 꿈을 꾸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SSG랜더스필드에 스타벅스 전용 딜리버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천 청라에 건설 중인 스타필드가 어떻게든 SSG 랜더스와 연계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SSG 랜더스의 올 시즌 캐치플레이즈는 'No Limits, Amazing Landers'다. 한계 없는, 놀라운 랜더스가 되겠다는 뜻이다. 어떻게든 인천 야구 팬들을 신세계그룹의 고객으로 끌어들여 구단과 윈윈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창단식에서 "우리의 캐치프레이즈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 우리가 한마음으로 고객과 팬을 위해 광적으로 집중하면 신세계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했다.
단, 정 부회장이 SSG 랜더스의 성적까지 컨트롤 할 수 없다. 특히 야구는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수 많은 변수가 있다. 올 시즌 랜더스가 다크호스로 분류되지만, 성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전력을 보강했다고 해서 무조건 해피엔딩을 장담할 수는 없다.
정 부회장이 강조한 불요불굴의 대상인 랜더스의 고객은 랜더스의 성적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프로스포츠 팬들의 정서가 그렇다. 결국 향후 몇 시즌 동안 성적이 기대이상으로 받쳐주면, 정 부회장의 장기적인 구상이 엄청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사실 랜더스 선수들은 구단이 인수되는 과정에서 큰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신세계는 제주 스프링캠프에서 매일 스타벅스 커피를 제공했고, 각종 필요한 물품들을 선수 개개인의 집에 보내주는 등 진심으로 다가갔다. 주장 이재원은 "구단의 진심에 감동 받았다"라고 했다. 이제 랜더스 선수들에게 랜더스는 '뛰고 싶은 팀'이 됐다. 여러모로 작년의 축 처졌던 모습과는 다르다.
정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 불요불굴의 마인드가 랜더스 선수단과 프런트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분위기다. KBO리그 모든 구성원이 '용진이 형'의 야망이 어떤 결과를 낼 것인지 궁금해한다.
[정용진 SSG랜더스 구단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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