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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양 최창환 기자] 김승기 감독이 “1차전에서는 간을 본 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력이었다. ‘설교수’ 제러드 설린저가 6강 2차전에서도 특강을 펼치며 안양 KGC인삼공사의 역전승을 주도했다.
설린저는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출장, 38득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했다. KGC인삼공사는 전성현(20득점 3점슛 4개)의 지원사격을 묶어 83-77로 역전승, 1~2차전 모두 따내며 4강 진출까지 1승 남겨두게 됐다.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압도적인 경기력이었다. 1쿼터에 5득점을 기록한 설린저는 이후 매 쿼터 두 자리 득점을 작성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전성현의 슛 찬스를 살려주는 역할도 빼놓지 않았다.
설린저는 경기종료 후 “좋은 승리였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홈코트어드밴티지의 이점을 살려야 하는데 홈에서 열린 2경기 모두 이겨서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설린저는 이어 “1차전에서는 간을 본 것 같다”라는 김승기 감독의 말에 “그건 아니다. 1차전에서는 들어갔어야 하는 슛이 많이 안 들어갔다. 2차전은 슛이 많이 들어간 게 차이점일 뿐”이라며 웃었다.
김승기 감독은 설린저의 수비력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수비 안 된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아니다. 지시하지 않았는데 내가 원하는 트랩을 알아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클리프 알렉산더가 허훈과의 픽앤롤을 좋아하는데, 패스가 제 타이밍에 넘어간 게 없었다. 팀 디펜스를 이해했다는 뜻이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사실 수비는 불안했는데, 오늘 보니 다 알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수비를 준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승기 감독의 견해다.
설린저는 이에 대해 “감독님은 나의 농구를 존중해주신다. 나도 팀의 전술적인 부분을 존중한다. 교류를 통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감독님이 선수들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신다는 점이다. 허훈에 대한 수비도 비디오를 많이 보며 준비했다. 1차전을 3~4번 본 것 같다. 오늘 경기도 인터뷰 끝난 후 볼 예정이고, 부산에 내려가는 길에도 볼 것”이라고 전했다.
도가 튼 설린저에게 신경전이 통할 리 없었다. KT는 1쿼터에 설린저와 경합하던 김현민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테크니컬파울을 받았다. 반면, 설린저는 초연했다. 여유 있는 표정을 지은 후 코트로 돌아왔고, 이후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했다.
설린저는 이에 대해 “상대의 게임플랜이었을 수도 있다. 나를 최대한 화나게, 민감하게 만들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 그런 건 통하지 않는다. 신경전을 많이 경험해봤기 때문에 나에겐 효과가 없다. 상대가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제러드 설린저. 사진 = 안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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