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퍽퍽."
21일 대구 SSG-삼성전이었다. SSG 2루수 최주환은 0-10으로 뒤진 6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박성한으로 교체됐다. 김원형 감독으로선 일찌감치 승패가 기운 상황서 주전 타자에게 9이닝 수비를 소화시킬 이유가 없었다.
물론 5회말 수비에서 자신의 송구 실책이 3실점의 발단이 되긴 했다. 그 3실점으로 SSG가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되긴 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김 감독이 당시 최주환을 문책하기 위해 교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김 감독은 당시 최주환을 기특하게 여겼다. 23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주환이가 클리닝타임에 저쪽으로(덕아웃에서 떨어진 공간을 의미) 가면서 씩씩거리더라. 그러더니 '퍽퍽'소리가 나더라"고 했다.
5회 실책에 대한 자책이었다. 많은 사람이 보는 장소만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분풀이는 승부욕으로 봐 줄 수 있다. 자신에 대한 강력한 자극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그런 모습을 좋게 평가했다.
김 감독은 "실책을 해서 열 받았던 것 같다. 게임도 크게 지고 있었으니 글러브를 내리친 것이었다. 그런 생각 자체가 기특하다. 그냥 '오늘은 대패하겠구나'라고 생각하고 넘길 수도 있는데, 프로선수로서 타격은 둘째치고 수비부터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했다.
사실 시즌 초반 최주환의 뜨거운 타격은 실책(24일까지 6개)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24일 고척 키움전까지 18경기서 72타수 26안타 타율 0.361 4홈런 15타점 8득점이다. 득점권타율 0.400, OPS 1.006. 현 시점에서 SSG 타자들 중 최고의 파괴력을 자랑한다.
추신수, 최정, 제이미 로맥이 시즌 초반 좋지 않을 때 중심타선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지난 몇 년간 공격력이 떨어졌던 SSG 센터라인을 홀로 업그레이드 했다. SSG가 최주환에게 기대했던 모습 그대로다. 결국 SSG는 24일 고척 키움전 승리 후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최주환의 공이 크다.
김 감독은 "주환이가 활력소가 되고 있다. 30대 중반이다. 새로운 팀에 적응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김)성현이와 같은 광주 출신이고, (이)재원이와 청소년대표팀에서 함께 뛰어서 쉽게 적응하더라. 사실 두산 시절에 비해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두산에서도 밝은 모습이었는데, 우리 팀에 와서 더 밝은 느낌이다"라고 했다.
[최주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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