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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윤여정(74)이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연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변 없이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은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여우조연상 부문 수상의 영광은 윤여정 차지였다. 그는 '미나리'(감독 정이삭)에서 할머니 순자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2021년 전 세계가 기다린 원더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특히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GA) 수상에 이어 오스카 여우조연상까지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이에 같은 부문에 마리아 바칼로바('보랏2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등 쟁쟁한 후보들이 노미네이트됐지만 윤여정의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졌고, 결국 이변 없는 결과를 나타냈다.
윤여정은 이번 수상으로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오스카 역사상 조연상을 차지한 두 번째 아시아계 배우이자 한국 배우 최초라는 대기록을 썼다.
윤여정의 수상은 물론, 브래드 피트와의 투샷도 눈길을 끌었다. 브래드 피트는 '미나리'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배우. 이에 윤여정은 "브래트 피트를 드디어 만났다. 반갑다. 어디 있었냐"라고 직접 영어로 인사를 건넸다.
이내 윤여정은 "아시다시피 나는 한국에서 온 윤여정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많은 외국인 분들이 '여'나 '정'이라고 부르는데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라고 특유의 재치를 뽐냈다.
이어 그는 "저는 아시아권에 살면서 서양 TV 프로그램을 많이 봤다. 직접 이 자리에 오게 돼 믿을 수가 없다. 나에게 투표를 해준 아카데미 회원분들에게 감사하다"라고 감격에 젖었다.
윤여정은 "원더풀 '미나리'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 스티븐연, 정이삭 감독, 한예리, 노엘 조, 앨런 김 등 우리는 모두 가족이 됐다. 특히 정이삭 감독님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제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정이삭 감독님은 우리의 캡틴이자 감독이었다.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공을 돌렸다.
또한 그는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나"라면서 "저는 경쟁을 믿지 않는다. 다섯 후보들은 다 각자의 영화에서 다른 역할을 했다. 내가 운이 더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미국 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특히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윤여정은 "우리 두 아들에게도 감사하다. 아들이 저에게 일하러 나가라고 하는데, 이 모든 게 아이들의 잔소리 때문이다.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게 됐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윤여정은 데뷔작인 '화녀'를 연출했던 故 김기영 감독을 언급했다. 그는 "김기영 감독님은 저의 첫 감독이었다. 그분이 살아계신다면 저의 수상을 기뻐해 주실 것 같다.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유발했다.
[사진 = AFP/BB NEWS]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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