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가 나와도 그런 느낌으로."
SSG 박종훈은 지난해 13승(11패)으로 토종투수 최다승을 거뒀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4.89로 높았다. 제구에 기복이 있었다. 김원형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올 시즌을 준비했던 박종훈을 기억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단 4경기지만, 2승 평균자책점 2.45로 맹활약한다.
4경기 중 3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23일 고척 키움전서는 6⅔이닝 7피안타 2탈삼진 3사사구 4실점했으나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팀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1회에만 사사구 3개로 난조에 빠졌다. 그러나 2실점으로 막은 뒤 6회까지 키움 타선을 압도했다.
박종훈은 극단적인 언더핸드다. 오버핸드 투수들보다 패스트볼 스피드는 떨어지지만 투구 궤적의 이점이 있다. 커브의 경쟁력도 남다르다. 단, 주자 견제에는 (투구 동작이 크니)필연적으로 약점이 있다.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시즌 투구 동작에 들어갈 때 글러브의 위치를 가슴 쪽으로 올리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 17일 인천 KIA전서 견제사도 한 차례 잡아냈다. 물론 올 시즌에도 도루는 적지 않게 허용하지만, 실점을 최소화한다.
김원형 감독은 2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종훈이의 특이한 투구 폼 때문에 빠른 주자들이 베이스를 많이 훔친다. 신경을 많이 쓰고 주자를 잡아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좋다. 한편으로 너무 주자를 신경 쓰다 보니 타자에게 볼이 늘어난다. 그냥 '줘라'라고 한다. 타자를 잡으면 된다"라고 했다. 주자견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니, 타자에게 더 집중하면 된다는 조언.
심리적인 편안함에도 주목했다. SSG가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 출발이 좋다 보니 주축선발로서 잘 던져야 한다는 부담이 적다. 김 감독은 "승리(투수)라는 게 엄청 큰 효과가 있다. 선발투수는 팀이 좋지 않을 때 내가 이 경기를 잡아야 한다는 책임감, 부담감이 커진다. 팀이 잘 나가면 부담이 없다. '나가서 내가 할 것만 하면 되지', 져도 '다음에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부담감이 줄어들지 않았나 싶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기간에 박종훈이 삼성 라이온즈 2군 타자들을 상대로 던지던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스케줄이 안 맞아서 2군 경기에 나갔다. 그때 직접 가서 봤는데 너무 공격적인 투구를 하더라. 상대 타자들이 전혀 못 쳤다"라고 했다.
물론 2군 타자들이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김 감독은 박종훈이 그날의 그 마인드를 잊지 말길 바란다. "2군 타자들이라 쉽게 공략하지 못했지만, 1군 타자 누가 나와도 그런 느낌으로 던지면 구위가 좋으니 쉽게 공략하지 못한다"라고 했다.
10개 구단 간판타자들에게도 언제나 자신을 믿고 던지라는 격려다. 모든 지도자가 투수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장, 단점이 확실한 박종훈이 더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김 감독은 "1군에서 유명한 타자라고 하면 더 정확하게 던지려다 제구 실수가 나올 수 있다. 지금 종훈이는 과감하게 던지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라고 했다.
[박종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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