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양현종에 기습번트 왜? "상대가 훌륭해서 허를 찌르는 안타가 효과적"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는 왜 '대투수'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을 상대로 기습번트를 시도했을까.

양현종과 오타니의 예기치 못한 맞대결이 펼쳐졌다. 양현종은 27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이미 에인절스의 선발투수와 2번타자로 '이도류' 출전에 나선 오타니와 맞대결을 갖게 된 것이다.

7타자 연속 범타로 순항하던 양현종은 6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오타니와 첫 맞대결을 가졌다. 오타니는 양현종의 초구에 기습번트를 시도했고 양현종이 잡을 수 없는 위치로 떨어지면서 내야 안타로 이어졌다.

양현종으로선 실점의 발단이 된 아쉬운 장면이었다. 그래도 양현종은 대량 실점을 하지 않고 4⅓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오타니는 마운드에서 5이닝 3피안타 4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타석에서는 3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시즌 타율을 정확히 .300로 맞췄다.

오타니는 왜 양현종을 상대로 번트를 시도했을까. 이유는 양현종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경기 후 현지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상대 중간계투 투수(양현종)가 훌륭한 투구를 하고 있어 좀처럼 리듬을 잡을 수 없었다"면서 "이럴 때는 깨끗한 안타보다는 허를 찌르는 안타가 효과적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양현종이 7타자 연속 범타로 호투하고 있었던 만큼 오타니는 기습번트로 양현종을 흔드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한편 양현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내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안타를 많이 맞기는 했지만 첫 등판 치고는 재밌게 잘 던지고 내려온 것 같다. 메이저리그는 말그대로 꿈의 무대인 것 같다. 오늘 마운드에 서기 위해서 캠프부터 노력을 많이 했고 앞으로 자주 던져서 팬들과 구단 선수들에게 좋은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양현종을 상대로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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