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지면 안 되는 마늘 수확 철이 돌아왔다. 대체적으로 마늘은 수확 철은 5월 초부터 7월까지로 수확시기는 종자와 지역별로 다르다. 마늘 주산지는 제주, 남해, 의성, 서산, 고흥, 단양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마늘은 종자가 같고 같은 지역에서 나더라도 그해 기후에 따라 수확시기가 다르고 맛과 영양에서도 차이가 난다. 마늘은 크게 기온이 따듯한 지역에서 나는 난지(暖地)형 벌마늘과 기온이 낮은 지역 한지(寒地)형 육쪽마늘로 나뉜다. 난지(暖地)형 벌마늘은 쪽이 많고 한지(寒地)형 육쪽마늘은 이름 그대로 쪽이 6~8개 정도다. 보관용으로는 육쪽 마늘이 좋다.
수확시기는 대체적으로 날씨가 따뜻한 고흥지역이 가장 빨리 수확한다. 반면에 날씨가 서늘한 단양, 의성지역 등은 수확이 늦은 편이다. 마늘은 수확 후 바로 출하하지 않고 일정 기간 건조해서 수분 함량을 체크해서 시장에 내놓는다. 수분 함량은 마늘 상품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마늘에 수분 함량이 많으면 저장 중에 썩는 경우가 있어 저장 마늘의 경우 바람이 잘 통하는 개량 곳간에서 바짝 말려 출하한다.
첫 스타트가 좋은 고흥 마늘
고흥 햇마늘이 전국 마늘 주산지 중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출하됐다. 지난 21일 고흥군(군수 송귀근)은 풍양면 한동공판장에서 고흥 햇마늘 대형 마트 출하식을 갖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늘 재배 농가의 판로 확장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농산물 소비감소와 마늘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해 애써 재배한 마늘을 산지 폐기 처분하는 아픈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고흥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고흥군은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햇마늘 출하 시기에 맞춰 TV 프로그램을 제작·홍보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더불어 유통업체와 협력해 대형 백화점과 대형 마트에 햇마늘을 납품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송귀근 군수는 고흥 농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프리미엄 마케팅을 확대하고, 대형 소비처 발굴 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자와 소비자 만족 두 마리 토끼
마늘 생산 농가가 바라는 건 오직 한 가지. 피땀을 흘려 지은 자식 같은 농산물이 제값을 받는 것이다. 반면에 소비자가 바라는 건 품질 좋은 친환경 농산물을 적정한 가격에 사서 최고의 건강 밥상을 차리는 것이다. 우리 농업이 죽느냐 사느냐는 생산자와 소비자 양쪽을 만족시키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 이 문제만 잘 풀어가면 농업의 선순환이 저절로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마늘> 하나만 보더라도 불협화음이 발생할 소지가 적지 않다.
제주와 전남 지역 산지 햇마늘 가격이 지난해를 웃돌며 형성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난지형 마늘인 남도종이 주를 이루는 제주와 전남 지역의 농협 수매가와 경매가 모두 지난해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가격 지지를 위해서 산지 폐기까지 있었던 것에 비하면 다행이다. 그러나 올해 순조롭게 출발한 가격 흐름이 7월 경 출하되는 대서종 마늘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하반기 경기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유통업체들이 선뜻 물량 확보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악순환이 올해도 불거진다면 가장 먼저 직격탄을 입는 건 마늘 생산 농가다. 지자체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무엇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길인지를 잘 고려해서 만반의 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
마늘 10대 슈퍼 푸드 활력의 아이콘
코로나19로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족이 크게 늘고 있다. 면역력 강화와 활력 충전을 위해 건강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세계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인 마늘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슈퍼푸드는 우리 몸에 있는 활성산소들을 제거하고 체내에 필요한 영양소를 함유한 식품을 말한다. 활력과 항산화의 대표적인 아이콘인 마늘의 효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항암효과, 호르몬 분비 촉진, 혈액순환 촉진, 감기예방, 간 기능 개선, 숙취 효과가 있는 마늘은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A, B1, C 그리고 비타민B2가 많이 들어 있다. 또 마늘에는 피로회복과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스코르지닌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도와주고, 혈액 내의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작용도 하여 고혈압이나 관상동맥경화증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 그리고 욕용제(浴用劑)로 목욕물 속에 넣으면 몸이 더워지고, 냉증과 신경통 등에도 효험을 본다고 나와 있다. 이렇게 다양한 효능이 있는 마늘은 음식이기도 하지만 또한 약이기도 하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마늘은 종기를 고치고 몸의 습기를 제거하며 몸 안의 냉과 풍을 쫓아내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급성 괴질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나와 있다. 한식의 거의 모든 반찬에 빠지지 않은 마늘은 독자적인 요리가 가능한 식품이기도 하다. 병이 났을 때 우선 음식으로 치료를 한다는 약식동원(藥食洞源)의 으뜸 주자인 <마늘>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뭘까?
스토리를 더하자
마늘은 동서양 신화와 전설에 모두 등장한다. 그만큼 마늘이 신비로운 식품이기 때문이다. 서양 전설에 등장하는 마늘은 흡혈귀와 뱀파이어를 물리치는 일종의 부적이다. 서양 귀신인 뱀파이어와 흡혈귀는 은으로 된 십자가와 마늘, 햇빛 등을 가장 무서워한다. 그렇다면 서양 귀신은 왜 마늘을 무서워 하는 것일까? 그것은 마늘이 체내기능을 강화하며 유해 물질을 해독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마늘은 회충, 십이지장충, 요충 등 소화기관 내에 기생하는 기생충에 일종의 마취 작용과 구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의 이야기꾼도 마늘의 이런 효능을 알았기에 마늘을 귀신을 막는 부적으로 활용했던 게 아닐까?
서양의 마늘이 흡혈귀 침입을 막는 부적의 역할을 한다면 한국의 마늘은 왕성한 생명력을 상징하고 있다. 한민족의 원형질이 은근과 끈기라고 하는데 이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이야기가 단군신화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단군신화를 보면 곰과 호랑이가 동거하면서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신웅에게 빈다. 이때 신웅은 쑥과 마늘 20통을 주면서 이것을 먹고 1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것이라 한다. 호랑이와 곰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일념으로 신웅이 시키는 대로 쑥과 마늘을 먹기 시작하는데, 결국 호랑이는 이를 지키지 못해 인간이 되지 못하고, 곰만이 사람으로 변해 뜻한 바를 이룬다.
여인이 된 웅녀는 환웅과 결혼을 하고, 환웅과 웅녀 사이에서 단군이 탄생한다. 한민족의 건국 신화에서 마늘은 짐승을 사람으로 만드는 신통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100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너끈히 견딜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건국 신화에 마늘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한반도에 야생한 걸 약으로 먹었던 게 아닌가 추측해본다.
제품과 더불어 가치를 먹는 시대
요즘 사람들, 정확히 말하면 밀레니얼 MZ 세대는 참 실용적이다. 7천원 짜리 한식을 먹을 때 배가 불러야 만족하는 게 아니라 감동이 있어야 별 5개를 준다. 가치를 먹어야 만족하고 재방문으로 이어진다. 1980년대 초반~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문화를 이해하는 게 <마늘>을 비롯한 모든 농산물 판매 첫걸음이라고 본다. 요즘 사람들은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가성비를 넘어 가격 대비 만족감이 높은 가심비(價心費)를 우선으로 한다. MZ 세대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고 이를 SNS에 공유하기 때문이다. SNS 공유를 통해 자기만족을 넘어 사회와 환경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소비를 하는 것이 특징인데 여기에는 아주 큰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마늘> 하나만 놓고 본다면 MZ 세대는 우선 친환경 농산물인지 아닌지를 고려한다. 친환경 농산물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키웠는지 생산자의 이력을 따지고 생산 과정에 어떤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는지를 파악해 정보를 공유한다. 이 공유의 힘은 어마어마하게 크다. <마늘>이 우리 몸에 좋다는 건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최대의 승부수는 스토리와 가치전달에 있다고 본다. 스토리와 가치를 입히는 프리미엄 마켓팅은 누구나 생각은 하고 있지만 또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필자 소개>
사단법인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대규모 행사기획 연출
함양 산삼축제 총감독
양구배꼽축제 총감독
지리산 산청 곶감 축제 총감독
보성다향대축제 총감독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총감독
남해 보물섬마늘축제 총감독
귀주대첩 1,000주년 관악 강감찬 축제 총감독 外 다수 역임
유튜브채널 국민안내양TV 기획제작
전라남도 남도장터 기획제작 연출
전국 지자체 홍보영상 제작 연출
서울정원박람회
사랑의 행복콘서트 가요제
김정연의 효(孝).행복 콘서트 外 다수 연출
축제관련 TV토론. 라디오 출연. 포럼 패널. 강연 활동
KBS. MBC .UBC. TV 조선. MBN 등 토크쇼 출연
(現)문화체육관광부 ‘문화의 달’ 자문위원
(現)파주시 축제자문위원장 (문화경제분야)
[사진 =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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