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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지현우가 과거와 현재, '빛나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했다.
23일 방송된 SBS 파워FM 라디오 '박하선의 씨네타운' 코너 '씨네초대석'에는 영화 '빛나는 순간'의 주역 지현우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빛나는 순간'은 제주 해녀 '진옥'(고두심)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지현우)의 특별한 사랑을 다룬 영화다. 지현우는 극 중 진옥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다큐멘터리 PD 경훈 역을 맡았다.
이날 한 청취자는 지현우의 등장에 "'올드미스 다이어리' 지PD님. 17년째 이상형이다. 그래서 제가 아직 결혼을 못 했다"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이에 지현우는 "벌써 17년 전이다"라며 감회를 드러냈다. 이어 "어떻게 하다 보니까 21살에 그 작품을 시작했는데. 초반에 어려 보이면 안 되니까 감독님이 웃지 말자고 그러셨다. 그래서 싸가지 캐릭터가 탄생하게 됐다"라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이어 지현우는 '올드미스 다이어리'에 대해 "연극을 하시는 분으로 치면 극단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같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같이 했던 감독님이나 작가님들이 너무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신다"라며 "작가님 같은 경우 '나의 아저씨', '눈이 부시게' 등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을 하고 계신다. 신원호 감독님은 '응답하라' 시리즈를 하시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신다"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지현우가 주연을 맡은 '빛나는 순간'은 개봉을 일주일 앞두고 있다. 지현우는 "제주도 최고 해녀를 취재하러 간 다큐멘터리 PD 경훈이다. 두 사람의 빛나는 순간을 그린 작품이다"라며 "경훈은 제주도에 트라우마가 있고 그곳을 이겨내려고 다시 찾아갔다. 거기서 제주도 최고 해녀인 진옥을 만나면서 그분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만 외롭다고,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구나'라는 걸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서로의 빛나는 순간을 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지현우는 경훈 역을 위해 뽀글머리로 변신했다며 "바닷가 앞이니까 바람도 많이 분다. 해녀분들이 봤을 때 '서울에서 온 저 멍텅구리는 누구야'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뽀글뽀글 파마를 했다"라고 쑥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함께 호흡을 맞춘 고두심과의 극 중 관계가 궁금하다는 질문에 지현우는 "처음에는 '좋은 관계구나'라고 시작하다가 사랑을 하게 되는 그런 영화다. 나이 차이가 좀 있지만 서로의 그런 아픔을 보듬어 주다 보니까 서로의 순간에 빠져들게 되는. 그러면서 사랑을 나누게 된다"라고 답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지현우는 '잘 썼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랜 고민을 했다고. 지현우는 "나는 경훈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데 보시는 관객분들도 그럴 수 있을까 싶었다.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다보니까 관객분들이 진정 사랑으로 느끼실 수 있을까 싶었다"라고 솔직하게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해녀이고, 나이가 많지만 이분도 여성인데. 엄마, 할머니. 단순히 이렇게 틀을 씌우고 보는 거 아닐까. 기본적으로 여잔데. 제대로 사랑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산 사람이 사랑을 느꼈을 때 그 감정. 그건 다 누구나 똑같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작품에 대한 고민 탓에 지현우는 제주도를 방문하기도 했다며 "제주도라는 곳은 어떤 곳인지, 해녀라는 분들은 어떤지. 내가 괜히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해녀라는 이미지가 세게 느껴지지 않느냐. 근데 그게 파도에 목소리가 묻히니까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현우는 '빛나는 순간'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고두심을 꼽았다. 지현우는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다. 20대는 연기를 그냥 했다면 서른이 넘어가니까 이게 맞는 건가, 내가 좀 더 잘해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해서 관객분들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라며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시고 신뢰를 얻고 계신 선생님의 비결이 궁금했다. 그런 걸 옆에서 지켜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대선배 고두심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지현우는 "정말 희한하게 긴장이 하나도 안 된다. 그게 비결인 것 같다. 후배를 되게 편하게 해주시는, 더 긴장하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긴장을 안 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되게 신기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현우는 현장에서 고두심과 친구처럼 수다도 떨었다며 "이런저런 얘기. 연기에 대한 부담도 말씀드렸다. 선생님이 '나도 아직 그래'라고 하시더라. 평생 그런 건가 싶었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한 청취자는 "지현우 씨가 시나리오에 있는 '젊은 육체'라는 말 때문에 엄청 신경 쓰셨다고 해서 한참을 웃었다'라는 사연을 보냈다. 이에 지현우는 "옷을 입고 있으면 몸이 좋아 보이는데 옷 속에 숨겨져 있는 지방 친구들이 있지 않으냐"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어 "작가님이 선생님이 맡으신 역할이 나이가 있다 보니까 그걸 대비하기 위해 그렇게 쓰신 것 같다. '젊은 육체'는 뭐지. 답이 없지 않느냐. 최소한 지방 친구들은 좀 없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고생을 좀 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현우는 "선생님 고향이 제주도여서 맛집을 너무 알고 계셨다. 항상 그 앞에서 닭가슴살을 먹었다. 특히 매운탕 먹을 때…"라며 아쉬움을 삼켜 웃음을 자아냈다.
지현우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빛나는 순간'이 상영될 때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지현우는 "보고 나서 '잘 나와서 좋다'라고 생각했다"라며 "저희가 큰 영화는 아니라서 감독님과 선생님, 저랑 많이 회의하고 최선을 다해서 찍었다. 그게 잘 편집이 돼서 나오니까 느낌이 좋더라"라고 뿌듯하게 미소지었다.
방송 말미, 지현우는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보시고 나에게 '빛나는 순간'이 언제인지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오는 30일 개봉.
[사진 = SBS 파워FM 방송화면]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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