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코가 2cm 자란 것 같다."
키움 마무리투수 조상우는 6월9일 대전 한화전서 6-0으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해 ⅔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흔들렸다. 그 여파가 한동안 이어졌다. 15일 고척 LG전까지 6월 첫 5경기 등판서 4패를 떠안았다.
당시 홍원기 감독은 5월29일 LG전서 세이브를 올린 조상우를 11일만에 올렸다. 감각유지차원의 등판이었다. 그러나 이후 조상우의 페이스가 저하되자 조상우는 '등판 간격이 길어져도 컨디션 관리 차원의 등판은 필요 하지 않은 투수'라고 느꼈다. 당시 조상우 기용이 자신의 실수였다며 자책하기도 했다.
이후 조상우는 조상우답게 돌아왔다. 동점 혹은 세이브 상황에만 등판해 제 몫을 했다. 그런데 6일 고척 SSG전서 세이브 상황이 아닌 4-0으로 앞선 9호초에 마운드에 올랐다. 6일 경기 전에도 조상우는 세이브 상황에만 쓴다는 원칙을 고수했는데, 경기 후 키움 홍보팀으로부터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이 돌아왔다.
경기흐름을 봐야 한다. 4-0으로 앞선 키움은 8회초에 위기를 맞이했다. 2사 1루서 2루수 실책이 나오면서 2사 1,3루 위기. 이때 홍 감독은 마무리 조상우 투입을 준비했다. 주자 2명에 타자, 대기 타자까지 더하면(4) 세이브 요건이 성사됐다. 일단 이승호가 최주환을 상대했다. 폭투를 범하기도 했지만, 최주환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조상우가 9회초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끝냈다. 당연히 세이브는 주어지지 않았다.
홍 감독은 7일 고척 SSG전을 앞두고 "만약 이승호가 최주환과의 승부 결과가 안 좋았다면 바로 조상우를 투입하기로 준비했다. 야구라는 게 흐름의 스포츠다. 상대 타선이 강하기 때문에 위기가 찾아오면 어렵게 갈 수도 있었다. 상대 위기를 빠르게 차단해야 할 것 같아서 조상우를 (9회에) 올렸다"라고 했다.
홍 감독은 농담도 곁들였다. "어제 질문이 나왔는데 내 코가 2cm 정도 자란 것 같았다. 피노키오가 된 것 같았다"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세이브 상황이 아닌데 조상우를 쓴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키움은 3연전 첫 경기를 승리하며 한 주를 산뜻하게 시작했다.
[홍원기 감독과 조상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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