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산 베어스에게 또 한 번의 '미라클'이 찾아올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6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맞대결에서 패하면서 33승 34패로 5할 승률이 붕괴됐다. 두산이 6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5할 승률을 유지하지 못한 것은 지난 2014년 6월 28일 이후 약 7년 만이었다.
이후 두산은 한화 이글스와 2연전을 잡아내며 7월 1일 다시 5할 승률을 복구했으나, 기쁨도 잠시였다. 두산은 곧바로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35승 38패 승률 0.479로 추락했다.
다행히 두산은 7일 아리엘 미란다의 호투를 바탕으로 NC 다이노스에게 4-1로 승리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5위 키움 히어로즈가 연승을 달리면서 격차는 2.5경기까지 벌어졌다.
두산은 지난해 72경기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41승 31패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72경기를 치른 시점에서는 35승 37패 7위에 머물렀다. 가을 야구에 꾸준히 출석 도장을 찍는 강팀이기에 현재의 부진한 성적표가 더욱 낯설게 느껴진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72경기를) 별로 돌아보고 싶지 않다. 성적에 그대로 나와있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항상 시즌은 힘들었다. 1위를 해도 힘들다. 편한 시즌이 어디 있나. 시즌이 끝나고 우승하면 편하지만, 준우승에 그치면 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 두산의 2021시즌은 험난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은 정수빈과 허경민, 유희관, 김재호까지 총 4명에 대해서는 내부 단속에 성공했지만, 오재일(삼성)과 최주환(SSG), 이용찬(NC)은 새 둥지를 찾아 떠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시즌 초반에는 상위권 다툼을 벌일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팀의 '마무리'를 맡던 김강률이 이탈했고, 필승조 박치국, 에이스 워커 로켓이 자리를 비웠다. 야수 쪽에서는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없는 상황이다.
두산은 어린 선수들을 바탕으로 공백을 메워나가고 있지만, 한계는 뚜렷하다. 김 감독은 "부상을 떠나서 젊은 선수들이 1군에서 경험을 쌓으면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며 "밸런스에서 혼동이 오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오는 19일부터 KBO리그는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 올림픽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이다. 돌아올 전력이 많은 두산의 입장에서는 후반기가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시즌 초반 상승세의 원동력이었던 불펜진이 탄탄해지기 때문이다.
가을 야구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10경기를 잘 마무리 해야한다. 김 감독은 "위를 보고 해야 한다. 투수들이 다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충분한 전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잘 준비해서 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워커 로켓.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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