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최창환 기자] 112분 지연. 선수나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관중들이 체감하는 피로도도 클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삼성은 112분 만에 재개된 경기에서 집중력을 발휘, 자리를 떠나지 않은 홈 팬들에게 연패 탈출을 선사했다.
허삼영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1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2연승을 노린다.
삼성은 지난 10일 맞대결서 우역곡절 끝에 3-2 신승, 2연패 및 홈 3연패 사슬을 끊었다. 삼성은 3-0으로 앞선 4회초 개시 직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빗줄기가 쏟아졌다. 이내 경기는 중단됐고, 대형방수포가 설치됐다.
비는 약 1시간 만에 그쳤지만,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진 탓에 그라운드 정비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그라운드 정비 후 재개를 선언했고, 양 팀의 경기는 무려 112분 만에 재개됐다.
112분 지연은 KBO리그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는 지난 1987년 8월 15일 대전에서 열린 삼성과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의 116분 지연이었다. 당시 경기는 우천으로 인해 2차례 지연된 것을 더한 시간이었다. 1차례 지연된 경기에 한해선 삼성-롯데에서 나온 112분이 1위다.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총 8,207명이 입장했으며, 이는 삼성의 올 시즌 홈경기 최다관중이었다. 새로운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원태인이 선발투수로 등판한 게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여파에도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궂은날씨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원태인의 프로 데뷔 첫 10승을 함께 했다.
허삼영 감독은 “중단된 후 레이더에 있는 비구름을 봤다. 안 볼 순 없겠더라. 다행히 심판진이 좋은 판단을 내려주셨고, 기다려준 팬들에게도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허삼영 감독은 이어 “최장시간 지연라고 들었는데, 기다림은 힘들다. 저뿐만 아니라 선수들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특히 어렵다. 조금만 앉아도 몸이 굳는데, 100분 이상 지연된 상황에서 예열하는 건 쉽지 않다. 피로도가 배가됐기 때문에 오늘 훈련은 자율에 맡겼다. 오늘도 비 예보가 있더라. 변수는 상대가 아닌 날씨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허삼영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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