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리빌딩 중인 한화 이글스는 최근 색다른 훈련법을 도입했다. 선수들이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의 'MLB 더쇼(THE SHOW)' 게임을 통해 여가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선수들이 야구게임을 통해 훈련을 한다니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왜 선수들에게 게임을 권장하고 있을까.
몇몇 타자들은 게임 속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정상급 좌완투수 크리스 세일을 상대하면서 볼배합에 대한 공부를 했다.
몸쪽 공에 강점이 있는 조한민은 역시 게임에서도 몸쪽 공을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바깥쪽 공이 들어오면서 힘겨운 승부를 해야 했다. 이럴 때 코칭스태프는 "본인의 장점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투수가 이를 거꾸로 이용한다면 반대로 투수의 코스를 노리는 것이 어떨까"라는 등의 피드백을 한다.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역시 볼배합에 초점을 둔다. 비록 게임이지만 어떻게 하면 볼배합을 효과적으로 가져갈지 연습을 한다. 최근에는 "김종수가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 수베로 감독의 말이다.
수베로 감독은 "게임에서도 확고한 플랜을 갖고 들어가면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것을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해줬다. 당장 눈에 띄는 결과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길게 보면서 선수들이 깨닫는 목적으로 훈련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리는 훈련 방법이지만 최대한 선수들이 뇌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한화가 적잖은 시간을 투자해 리빌딩의 완성을 노리는 것처럼 훈련에도 색다른 방식을 도입해 효과를 극대화하려 한다.
아직 한화는 성장을 거듭해야 할 선수들이 많이 있다. 수베로 감독도 올 시즌을 돌아보면서 "루키급 야수들의 공격력이 기대 만큼 나오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여러 루키급 야수들에게 기회를 줬는데 1할 후반대에서 2할 초반대에 머무르는 선수들이 많았다. 기회를 꾸준히 주면 적어도 2할 3~4푼대를 치면서 내년 시즌을 향한 가능성을 보여줄 자원들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래서 훈련은 계속돼야 한다. 야구에 눈을 뜰 수만 있다면 어떤 방법이라도 상관 없다. 콘솔 게임기까지 등장한 한화의 훈련법은 성공할 수 있을까.
[수베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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