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김성근 감독님과 훈련 많이 했죠."
SSG 박정권 2군 타격코치는 2004년부터 2019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은퇴한지 2년이 지난 시점에서 뒤늦게 은퇴식을 했지만, 'SK 왕조'의 기억은 선명했다. 또 SK 왕조의 일원으로 활약하면서 자신의 야구도 살찌웠다. 선수 박정권의 전성기였다.
박 코치는 지난 2일 은퇴식을 앞두고 "SK는 다른 팀들에 비해 잘 뭉치고 끈끈했다. 특히 수비가 물 셀 틈이 없었다. 김성근 감독님과 참 훈련을 많이 했다. 지금도 왕조 시절을 생각하면 상대가 숨 쉴 공간이 없었다"라고 했다.
SK 와이번스의 전성기는 단연 김성근 전 감독 부임 첫 시즌인 2007년과 2008년이었다.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에는 통합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2010년에 통합우승 타이틀을 되찾았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후 트레이 힐만 감독 시절이던 2018년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그러나 통합우승은 아니었다.
박 코치는 김 전 감독 시절에 '미스터 옥토버'라는 별명을 얻었다. 유독 포스트시즌에 강했다. 달리 말해 SK 왕조의 DNA의 상징이었다. 그는 "상대 타자마다 우리 투수들이 갑갑해 경기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런 평가를 받았다. 당시에는 정말 모든 게 완벽했다. 그 정도의 팀이었다"라고 했다. 실제 탄탄한 디펜스를 바탕으로 한 김 전 감독의 정교한 마운드 운용, 조직력이 좋은 타선이 잘 맞물려 돌아갔다.
박 코치는 현역 마지막 타석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페넌트레이스는 2019년 9월28일 대구 삼성전이었다. 7-7 동점이던 10회초 2사 만루 찬스서 삼진을 당했다. 결국 SK는 그 경기를 7-9로 졌다. 당시 SK는 전반기에 선두 독주를 했으나 후반기에 부진했다. 두산의 맹추격을 받은 끝에 2위로 시즌을 마쳤다. 플레이오프서 키움에 3연패하며 허무하게 시즌을 마쳤다.
박 코치는 "많은 분이 내가 가을에 했던 걸 당연히 기억할 것이다. 나는 데뷔 첫 타석과 함께 마지막 타석이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에 안타를 쳐야 했는데 삼진으로 끝났다. 아쉽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포스트시즌 마지막 타석(10월 17일 플레이오프 3차전) 역시 삼진을 당했다.
박 코치는 SK 시절 지도자들의 배움을 잊지 않는다. "다 배울 점이 있었고, 기억에 남는다. 조범현 감독님이 프로 첫 감독님이었고, 김성근 감독님과 제일 오래했다. 상무에서 제대한 후에 1군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니 기억이 많이 남는다. 이만수 감독님, 김용희 감독님 등 각자 스타일이 있었다. 그 분들 밑에서 선수 생활을 해서 운이 좋았다"라고 했다.
시대가 흘렀다. 야구는 생물과도 같다. 왕조는 영원하지 않다. 팀은 FA 계약 혹은 출혈, 신인수급, 트레이드 등으로 계속 변한다. 현재 SSG에는 김강민, 최정, 이재원 정도를 제외하면 10여년 전 왕조 멤버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어느덧 박 코치도 SSG의 미래들을 지도하는 중책을 2년간 맡았다.
박 코치는 5강 다툼서 악전고투 중인 후배들을 응원했다. "시즌 초반부터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모든 선수가 어떻게든 해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짜내고 있다. 남은 모든 경기를 이길 수 없겠지만, 매 경기 열심히 하다 보면 가을야구도 갈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부담을 갖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박정권 코치의 SK 시절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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