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3-4위 결정전 1회초 김민우로 부터 투런 홈런 날린 훌리오 로드리게스
올 시즌 마이너리그서 대활약...내년 시애틀 매리너스 데뷔 기대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시계를 지난 8월7일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인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 때로 되돌려 보자.
동메달이라도 목에 걸기 위해 배수의 진을 치고 출전한 김경문호를 초반 한방을 먹인 도미니카 공화국의 3번 타자를 기억하는가. 한국 선발 투수 김민우를 상대로 1회초 1사 3루서 좌측 펜스를 큼지막하게 넘겨버리는 선제 2점 홈런 말이다.
2000년 12월 29일 도미니카 공화국 로마 데 카브레라(Loma de Cabrera)에서 태어난 그의 나이는 21살. 미국에서는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20살이라고 한다. 앳된 얼굴에 다소 마른 체구(190cm, 82kg)였지만 방망이를 돌리는게 심상치 않아 보였다. 도쿄올림픽 소개 자료에도 ‘시애틀 매리너스의 기대주’라고 했었다.
그의 이름은 훌리오 로드리게스. 그가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의 시애틀 매리너스의 기대주로 벌써부터 떠오르고 있다. 로드리게스가 지난 3일 시애틀의 홈구장인 T-모바일 파크에 등장하자 팬들이 열광했다. 그의 목에는 당당히 도쿄 올림픽 동메달이 걸려있었다.
이날 LA 에인절스전을 앞둔 시애틀 홈 구장에 온 것은 ‘미스터 매리너스’상을 받기 위해서다. ‘미스터 매리너스’는 1984년 신인왕을 거머쥔 앨빈 데이비스의 별명이다. 시애틀은 마이너리그에서 모범적인 플레이와 리더십을 보여준 선수에게 매년 이상을 수상하고 있다. 올해는 훌리오 로드리게스가 이 상을 받게 됐고 난생 처음 이날 시애틀 구장을 방문한 것이다.
팬들이 환호한 것은 로드리게스가 장차, 아니 빠르면 내년부터 ‘시애틀의 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를 줄여서 ‘J-로드’라고 부르는 것도 시애틀 매리너스 출신의 알렉스 로드리게스(A-로드)에 버금가는 타자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붙여줬다.
그는 올 시즌 하이 싱글 A와 더블 A 등 두 팀에서 뛰며 291타수 101안타, 타율3할4푼7리, 13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7월18일부터 8월13일까지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 거의 한 달 간 팀을 비웠음에도 엄청난 활약을 펼친 것이었다. 당연히 그는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인 ‘퓨처스 게임’에 출전했다.
2018년 마이너리그 유니폼을 입은 후 지금까지 통산 마이너리그 성적은 838타수 277안타 30홈런, 타율 3할3푼1리이다.
그가 ‘될성부른 떡잎’이라는 것은 구단도 알고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때 그를 비초청선수로 캠프에 초대할 정도였다.
그는 마른 몸매 같지만 엄청난 파워와 잠재력을 가진 슬러거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도 노려볼 수 있었는데 지난 해 7월 마이너리그 훈련도중 왼쪽 손목 골절상을 당하는 바람에 더블 A까지
밖에 뛰지 못했다.
“4만7000명의 팬들 앞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을 상상하면 소름이 돋는다.”
구단은 로드리게스를 도미니카 윈터리그로 보내지 않고 올 겨울 플로리다주 탬파와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매리너스 콤플렉스에서 개인 훈련을 시킬 계획이다.
[3일 메이저리그 시애틀 홈구장을 방문한 로드리게스가 도쿄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고 팬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위)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서 1회 김민우를 상대로 2점 홈런을 터뜨린 로드리게스가 홈에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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