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많이 의지했고 편했다."
삼성 외야수 구자욱은 2012년 2라운드 12순위로 입단한 뒤 군 복무부터 해결했다. 1군에서 처음으로 풀타임을 뛴 시절이 2015년이었다. 2015년은 삼성 야구 역사를 논할 때 변곡점이 되는 시기였다.
'왕조'의 마지막과 '암흑기'의 시작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은 정규시즌서는 5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도박 스캔들이 터지면서 전력과 케미스트리 모두 무너지며 통합 4연패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FA, 은퇴, 트레이드 등으로 왕조 멤버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리고 삼성은 2016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암흑기를 보냈다. 강제 리빌딩을 했고, 2021년에 다시 가을야구를 하기 일보직전이다. FA 투자에 성공했고, 젊은 선수도 많이 육성했다. 외국인선수들도 잘 뽑았다.
현재 삼성 1군에서 왕조와 암흑기를 동시에 경험한 멤버는 구자욱과 김상수, 박해민 정도다. 구자욱은 왕조의 막내였고, 암흑기에선 중, 고참이다. 오승환도 왕조 멤버지만,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일본과 미국에 몸 담았기 때문에 사실상 암흑기를 제대로 경험하지는 못했다.
구자욱은 "사실 짜릿한 순간을 맛보지 못했다. 정규시즌 우승은 기억도 안 난다. 아무 것도 몰랐던 시절이다"라고 했다. 실제 구자욱은 주축 멤버가 된 뒤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으니 짜릿함을 모를 법 하다.
구자욱은 201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 떠올랐는지 "2등이 더 힘들더라. 우승을 눈 앞에서 놓친 장면이 떠오른다. 올해는 감격의 기쁨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때는 (쟁쟁한 선배들에게) 많이 의지했다. 워낙 좋은 선수가 많았다. 지금보다 그때 좀 더 편하게 경기를 치렀다"라고 했다.
사실 삼성의 2010년대 초반~중반 멤버구성은 '사기'급이었다. 이승엽이 복귀한 뒤에는 국가대표, 올스타 멤버에 가까웠다. 구자욱은 당연히 막내로서 아무 것도 모르고 야구를 했던 그때가 편했을 수 있다. 지금 구자욱은 중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그러나 구자욱은 "그렇다고 지금의 우리 팀이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특히 돌아온 호세 피렐라와 박해민을 두고 "팀에서 너무 많은 역할을 해주는 선수들이다.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피렐라는 홈런도 잘 치고 주루도 잘 하는 선수다. 해민이 형은 수비에서 너무 큰 역할을 해준다. 1번 타자로서 출루에 대한 의식도 강한 선수"라고 했다.
구자욱 역시 올 시즌 20-20을 달성하는 등 좋은 스탯을 쌓아가고 있다. 올 시즌 123경기서 타율 0.308 20홈런 81타점 98득점 27도루. 왕조와 암흑기를 거치며 기술은 농익었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졌다. "못했을 때 거기에 너무 많이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 잘 할 때도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좋아진 것 같고, 큰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개인성적은 역시 신경 쓰지 않는다. 오로지 삼성의 가을야구 복귀, 최종 결과물에만 신경 쓴다. 그는 KT, LG 등 경쟁 팀들의 결과를 수시로 체크한다고 인정했다. "어떻게 됐는지 매일 챙겨본다. 5년간 암흑기를 보냈다. 동기부여가 돼 있는 상태"라고 했다.
[구자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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