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추)신수가 좋은 말을 해줘서 고맙다"
이대호(39·롯데 자이언츠)는 '절친' 추신수(39·SSG 랜더스)의 작심 발언을 이해했다. 추신수는 KBO 리그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 클럽을 달성한 지난 5일 잠실 LG전을 마친 뒤 국내 구장의 열악한 시설을 꼬집었다.
추신수는 앞서 열악하기로 유명한 잠실구장의 원정 라커룸 시설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은 바 있다. 이번엔 배팅 케이지와 관련한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서는 준비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지금까지 해왔던 야구와 너무 다르다"라는 추신수는 "배팅 케이지가 없어 준비도 못 한다. 어떻게 고우석을 상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피칭 머신의 공을 치고 나가도 칠까 말까인데 앉아있다가 빈 스윙만 하다가 나간다. 모든 구장이 마찬가지다. 대타로 못 쳤을 때 과연 선수만의 잘못인지 되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타자가 대타로 나가기 위해서는 준비 과정이 필요하고 그에 필요한 시설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국내에는 배팅 케이지 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LG 트윈스 마무리투수 고우석처럼 150km 후반대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를 상대하려면 더더욱 필요한 시설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만 16시즌을 뛰며 통산 1652경기를 출전한 베테랑이다. 누구보다 메이저리그의 시설과 인프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추신수의 절친인 이대호는 2016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면서 추신수와 조우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7일 잠실 두산전에서 KBO 리그 통산 350호 홈런을 결승타로 장식한 뒤 추신수의 작심 발언에 대해 "신수가 한 말은 홈팀과 원정팀을 똑같은 대우로 해달라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어디든 배팅 케이지에서 치다가 대타로 나갈 수 있는 준비가 돼있다. 신수가 그런 환경에서 뛰다가 와서 답답함이 있었을 것이다"라고 이해했다.
이어 이대호는 "신수가 좋은 말을 해줘서 고맙다. 국내에 고위급으로 계신 분들도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에 잘 들어갈 수 없다. 신수처럼 말을 해줘야 한국야구가 발전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야구장 시설에 대해서는 이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선수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국내 야구장 인프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선수들의 목소리를 새겨 들어야 한다.
[추신수와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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