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벌어진 파문으로 시즌 중단을 거쳐 재개된 2021시즌 KBO리그에는 투수 부문에 아주 특이한 기록 아닌 기록이 있다.
투수가 가지게 되는 기록은 승리(W)와 패전(L), 홀드(H), 세이브(S)다. 평균 자책점(ERA) 등은 투수의 투구 결과를 수치로 나타내는 것이고 공식 기록은 승리하는 경기에서는 W H S, 진 경기는 H와L을 투수가 가지게 된다.
그런데 올시즌 후반기에 독특한 기록이 생겼다. 9회 무승부(Draw)이다. ‘드로(Draw)’는 같다는 ‘타이(Tie)’와 같은 의미이다.
LG는 비로 순연된 10일 KT전을 11일 잠실구장에서 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번 주 SSG, 롯데, NC(더블헤더 포함)를 상대로 8경기를 하게 된다. 평균 시속 153.2km의 패스트볼을 던지는 마무리 고우석(23)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LG 고우석은 김용수-봉중근-이상훈의 계보를 잇는 LG의 프랜차이즈 마무리 투수이다.
고우석은 2019년 연봉 6200만원에서 2020년 연봉이 254.8% 인상된 2억2000만원에 계약을 해 팀내 최고 인상률 인상액을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 시즌을 마치고 올시즌 연봉은 4000만원, 18.2% 삭감돼 1억8000만원으로 떨어져 자존심을 구겼다.
올시즌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뽑히는 등 절치부심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자신이 컨트롤 하기 어려운 무승부 제도가 생기고, 이것이 연봉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확실치 않다. 고우석은 올시즌 51경기에 등판해 1승3패28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홀드는 없다. ERA는 1.93이다.
그런데 공식적으로 무승부를 지키거나 허용한 기록은 없다. 세이브에 나섰다가 동점을 허용했을 경우는 세이브를 날렸다는 블론 세이브(Blown Save)라는 표현을 쓸 뿐이다.
LG는 8일 금요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 맞붙었다. 두 팀은 8회말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KIA는 9회초 마무리 정해영을 등판시켜 무실점으로 막았다. 9회말 KIA의 마지막 공격. LG는 마무리 고우석(23)을 등판시켰다.
구단의 마무리 투수가 세이브도 아니고 구원승을 기대하는 것도 아닌 9회 무승부를 지키기 위해 등판한 것이다.
고우석은 KIA 8번 박정우를 포수 파울플라이, 9번 황대인을 유격수 땅볼, 1번 최원준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포수 이성우와 주먹을 맞대고 경기를 끝냈다.
이 경기에는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내용적으로 KIA 정해영, LG 고우석의 앞에 (D)가 붙는다. 무승부를 기록한 투수라는 것이다.
LG가 SSG에 4-1로 승리한 6일 경기에서 고우석은 LG의 7번째 투수로 9회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S)를 올렸다. 수아레즈가 구원승(W), 정우영 홀드(H) 등을 기록했다.
그런데 10월3일 키움 경기에서는 다른 상황이 벌어졌다. 이정용((H), 김대유(H) 정우영(H)에 이어 3-2로 앞선 9회말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에 나섰으나 송성문에게 우중월솔로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고 경기는 9회 3-3 무승부로 끝났다.
앞의 정우영까지는 홀드(H) 기록이 있으나 고우석에게는 블론 세이브(BS)를 한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패전도 아니고 무승부에 실패했으니 (D)도 없다.
KBO리그 10개 구단들의 마무리 투수들은 고우석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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