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타순 3번째면 투수들이 힘들어...필승 경기에서는 5회 전이라도 교체해야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정중동(靜中動).'
선동열(58)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올시즌 움직임을 표현하면 어울리는 말이다. 선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를 현장에서 지켜볼 기회가 제한됨에 따라 TV 중계 시청과 개인적으로 선수 지도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선동열감독은 자택에서 5개의 TV 화면을 동시에 시청한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으나 투수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 지도자들이나 선수들의 도움 요청이 오면 기꺼이 나선다.
선동열감독은 “KBO리그가 막판 참 흥미진진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모두 전력을 다하는 경기를 펼치고 있다. 요즘 오전에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경기들을 보고 저녁에는 한국프로야구 경기들을 집중해서 보고 있다.”며 “현재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메이저리그 팀들의 선발 투수 운용이다. 우리가 기준을 세웠던 선발 투수는 5이닝을 던지는 것이다. 5이닝을 던져야 승리투수 요건이 된다.
그리고 ‘퀄리티 스타트(Quality Start)’가 중요했다. 6이닝을 3자책점 이하로 막으면 퀄리티 스타트가 된다.
그런데 이제는 무엇보다도 팀의 승리가 우선이다. 그래서 투수 운용 방식이 바뀌고 있고 한국프로야구도 그 변화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선동열감독은 “LA 다저스 맥스 슈어저, 휴스턴 애스트로스 잭 그레인키 같은 최고의 투수들이 선발 등판해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되거나 벤치에 의해 교체되는 경우가 벌어지고 있다”며 “이는 투수들의 구위가 떨어진 이유도 있지만 더 유심히 살펴보면 타자 쪽을 들여다봐야 한다. 메이저리그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타자들의 체구와 파워가 커지면서 어떤 투수들이라도 세번째 상대하게 되면 치고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선발 투수가 특정 타선을 상대로 두 번 돌아가는 것은 버틸 수 있으나 세번째는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겨야 할 경기라면 5이닝이 안되더라도 투수 교체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선발 투수들은 계속 던져야 해서 체력 소모가 급격한 반면 타자들은 힘을 비축할 수 있고 세번째 투수를 상대할 때는 투구 패턴, 구위, 움직임을 어느 정도 읽은 뒤 승부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선동열감독은 “메이저리그 야수들의 신장이 188cm 수준으로 커졌다. 이제는 야구가 다른 양상의 파워 게임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도 선수층을 강하고 두텁게 만들어야 한다. 뎁스(depth)가 중요하다. 아마추어부터 체계적으로 새롭게 연구해서 한국야구를 업그레이드 해야할 필요가 있다. 올해 도쿄올림픽, 멕시코 야구월드컵에서 세계적인 변화를 봤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탬파베이에서 시작된 ‘오프너(opener)’ 전략부터 다양한 투수 운용 방식이 실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동열감독의 지적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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