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포르투갈에서 온 제주 공격수 제르소가 어릴 적 추억과 K리그 적응기를 들려줬다.
제르소는 이번 2021시즌을 앞두고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포르투갈 출신 선수다. K리그에 오기 전까지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캔자스 시티에서 뛰었다. 제르소는 캔자스에서 보낸 4년 동안 129경기 출전해 26골 22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에서는 27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제주는 제르소 덕에 정규 라운드를 5위로 마치고 파이널 라운드 A에 안착했다. 이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노린다.
제르소는 26일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인터뷰를 통해 “모든 남자 아이들이 그러하듯이 친구들과 동네에서 공을 차고 놀면서 축구선수를 꿈꿨다. 운이 좋게 포르투갈에서 프로 선수가 되어 5년간 뛰었다. 이후 미국에서 4년을 보내다가 K리그로 옮겼다. 초반에는 K리그 적응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극복했다. 가족들도 한국 생활에 만족한다”라고 들려줬다.
이어 “포르투갈에서는 축구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유)도 포르투갈 선수다. 따라서 대다수 어린 아이들이 축구선수를 꿈꾼다”라면서 “유스팀에서 프로팀으로 올라가는 게 쉽지 않았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프로 선수가 됐다”라고 회상했다.
제르소는 미국 진출을 돌아보며 “포르투갈에서 5년 동안 뛰었기에 새로운 도전을 원했다. 당초 2015년에 MLS 캔자스시티에서 러브콜이 왔다. 그땐 거절했다. 2~3년 지나서 다시 러브콜이 왔다. 도전할 생각이 있어서 MLS 이적을 추진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커리어는 제르소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는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환영해줬다.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적 첫 시즌에 US 오픈컵에서 우승했다. 다만 MLS 우승을 못한 건 아직까지도 아쉽다”라고 말했다.
제르소는 미국에서 4년, 한국에서 1년간 ‘외국인선수 신분’으로 활약 중이다. 당연히 힘든 점이 있을 테다. 제르소는 “언어 장벽이 크다. 각 나라마다 축구 스타일도 달라서 힘들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가 극복할 수 있다. 제주 팬들에게 항상 감사하다. SNS를 통해 ‘파이팅!’이라는 응원을 자주 받는다.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선수협의 존재가 한국 적응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제르소는 “한국 선수협뿐만 아니라 미국 선수협도 선수들의 커리어에 많은 도움을 준다. 에이전트 또는 구단과 문제가 있을 때 항상 선수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든든한 지원군이 나를 보호해주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외국인 선수들에게 조언도 남겼다. 제르소는 “외국인 선수들이 선수협에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 타지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선수협은 존재만으로 큰 힘이 된다. 내가 잘하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할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단체가 바로 선수협이다. 선수협은 나를 단순히 골을 넣고 어시스트를 하는 근로자로 바라보지 않기에 너무나 필요한 단체”라고 주장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